이정우 경북대학 교수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주최 경제특강에서 ’피케티 현상과 한국의 불평등’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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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출신 경제학자인 피케티가 자신의 책 ‘21세기 자본’에서 자본의 소득 집중도가 심화해 부의 불평등이 커지는 데 따른 부작용을 막고자 대안으로 제시한 고소득자 증세와 글로벌 부유세 등을 ‘부자감세’ 비판의 근거로 삼겠다는 것이다.
최근 방한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더욱 관심을 받는 토마 피케티의 이론을 끌어들임으로써 야당의 공세를 ‘사실 왜곡’이라고 비판하는 여당의 주장을 ‘되치기’하려는 의도도 보인다.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는 25일 국회에서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으로 ‘21세기 자본’ 한글판의 해제를 쓴 이정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를 초청해 특강을 들었다.
이 교수는 “피케티의 사상은 약자를 생각하고 재분배에 찬성한 예수 또는 가난한 것보다 고르지 못한 것을 걱정한 공자에 가깝다”며 “피케티의 주장 중 불평등 지수 연동 세제 정도는 (우리나라에)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β(피케티 교수가 제시한 국민총소득 대비 민간자본 배율)값을 낮춰야 하는데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은 피케티가 제시한 방향과 거꾸로 간다”며 “소득세를 올리고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특강에 이어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도 피케티의 이름이 거론됐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피케티 교수도 한국사회의 불평등이 서유럽, 일본보다 심해 서민 중산층에 영향을 주는 담뱃세를 올릴 게 아니라 부자 누진세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불평등한 사회는 민주주의에 가장 큰 적이자 악”이라고 주장했다.
우윤근 정책위의장도 “부자감세·서민증세로 불평등이 심화하는 한국에 피케티 교수의 통찰이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며 “부자감세로 인한 세수 부족을 서민에게 전가하는 몰염치한 세제 개편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전날 새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에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선출된 것도 강하게 비판했다.
남인순 의원은 정책조정회의에서 “적십자사 업무는 구호사업,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사업이 중심인데 이와 무관한 현직 기업인이자 대선 선대위원장을 지낸 사람이 적십자 운동의 7대 가치 중 하나인 중립을 유지할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적십자사 조직을 인사참사로 위기에 빠트리지 말고 총재 인사 인준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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