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무원연금·공기업개혁 거센 저항에 “어쩌나”

與, 공무원연금·공기업개혁 거센 저항에 “어쩌나”

입력 2014-09-23 00:00
수정 2014-09-2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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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개혁드라이브 의지불구…이해당사자 반발 강해”선거없는 지금이 적기”…일각선 ‘개혁 속도조절론’ 고개

새누리당이 전국단위의 주요선거가 없는 올해와 내년을 겨냥해 전방위적으로 밀어붙이려는 개혁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의 반발과 저항이 거세 고민에 빠졌다.

공무원연금과 공기업개혁은 현행제도의 수혜자 격인 공무원 집단과 공기업 노조 등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단계에서부터 극심한 반발에 부닥쳐 첫 단추도 제대로 꿰지 못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증세’ 논란을 불러일으킨 담뱃값 2천원 인상계획과 주민세·자동차세 인상안에는 ‘조세저항’ 형태로 정서적 거부감이 확산하고 있는 점도 새누리당에는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정책위원회와 한국노총이 23일 국회에서 연 정책협의회에서는 만성 적자상태의 공공기관을 퇴출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새누리당의 고강도 공기업 개혁안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회의 시작 직후 “왜 이리 공기업을 짓밟는지 이해가 안 간다. 갑자기 당에서 자회사 매각, 민영화, 연봉제, 퇴출제를 도입해 일방적으로 직원을 몰아내려 하는 게 아니냐”며 “30만 공기업 노동자를 적으로 돌릴 이유가 있나. 기름에 불을 사정없이 갖다 부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는 공무원노조 500여명의 집단행동으로 ‘난장판’이 되면서 행사 자체가 아예 열리지 못했고, 노조원들은 “공적연금 개악하는 새누리당 해체하라”며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김무성 대표는 “공무원과 등지는 한이 있더라도 공무원연금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한 개혁드라이브 의지를 천명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다 담뱃값을 2천원 인상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서도 서민 호주머니를 터는 것이라는 반발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호라는 대의명분은 ‘세수증대를 위한 꼼수’라는 정치공방 속에 설땅을 잃은 상황이다. 주민세·자동차세 인상 발표를 놓고도 야당은 벌써 ‘서민 증세’라는 현수막까지 내걸고 정치쟁점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이런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여당내에서는 칼을 빼 휘둘러보기도 전에 ‘개혁 속도조절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관료 출신인 김상훈 의원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공무원을 바라보는 시각을 전향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정부가 공무원을 ‘따뜻한 시선’으로 끌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세월호참사를 계기로 ‘관피아’라고 공무원이 매도당하고 있는데 연금 같은 부분도 공무원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해주되 완전히 개혁, 매도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며 ‘공무원 사기진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비공개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참석 의원들로부터 “개혁의 큰 방향 등에는 공감하지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고 한다.

공무원연금 및 공기업개혁안의 방향성과 2016년 총선까지 20개월가량 선거가 없어 내년 초까지가 각종 개혁을 추진하기에 적기라는 인식에는 공감하지만 선거에서 ‘표’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 경제혁신특위는 공무원연금·공기업개혁 등을 연내 또는 늦어도 내년 초까지 마무리하고자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당내 논란은 계속 이어질 조짐이다.

당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연금 및 공기업 개혁에 의욕을 보이는 데다 언젠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고 지금이 적기인 건 알지만 아무래도 선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내에서도 온도차가 있기 때문에 의견수렴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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