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한일정상회담, 절대 안하겠다는 입장은 아냐”

윤병세 “한일정상회담, 절대 안하겠다는 입장은 아냐”

입력 2014-08-17 00:00
수정 2014-08-1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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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F서 北에 남북 6자 수석대표 협의 제의하려다 못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7일 “우리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절대로 안 하겠다는 이런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오전 방영된 KBS ‘일요진단’ 프로그램에 출연, “내년 수교 50주년도 있기 때문에 일본측이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해 준다면 그 결과에 따라 한번 우리가 고민해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거 10년을 보면 많은 경우 한일 정상회담이 성과 있는 회담으로 끝나기보다는 굉장히 다투고 전쟁 같은 분위기를 연출, 그 결과 양국관계가 더 악화된 선례가 있다”면서 “성과 있는 정상회담이 되려면 준비가 충분해야 하고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언급은 일본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서 진전된 조치를 보여줄 경우 올 가을 다자회의 계기에 정상회담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15일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공물료를 낸 것과 관련, “야스쿠니 신사는 식민주의와 일본 침략주의의 상징”이라면서 “아베 총리가 공물을 봉납한 것은 여타 80여명의 정치인이 (신사에) 간 것과 더불어 역사 수정주의적 행태를 반복하는 듯한 인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살아계시는 동안 이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하는 것이 일본이나 후대를 위해 좋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는 “일본이 이 문제를 건드릴수록 그것은 일본이 과거 침탈사를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난한 뒤 “일본이 분쟁 지역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차분하게 하면서 영유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어 북핵 6자회담과 관련,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6자회담을 올바르게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도, 미국도 나름의 구상이 있고 최근에는 우리도 나름대로 ‘코리안 포뮬러’(한국식 방식)를 만들어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을 갔다 오면서 긴밀 협의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 리수용 외무상을 좀 길게 만났더라면 남북 6자 수석대표들간 한번 협의를 갖자고 제안하려고 했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못했다”고 소개했다.

윤 장관은 아베 총리의 방북이나 북일 국교 정상화 문제에 대해서는 “일북간의 국교정상화는 10여 년 전의 평양선언에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라면서도 “일본이 그런 것을 고려할 때 한미일 공조나 유엔 차원의 제재 문제 등을 신중히 검토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한미일 공조가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최고지도자가 이런 것을 도외시하고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한중 양국간 공조에 대해서는 “중국과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사실이나 공동으로 같이한다는 측면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면서 “한미일 안보협력과 한중 협력을 서로 조화롭게 발전시킬 수 있는 지혜를 모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광복 70주년 행사의 한중 공동 개최 문제에 대해서도 “현재로는 중국은 중국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이밖에 오는 11월 중국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의 중일간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정상회담이 검토되고 있다는) 일본발로 나오는 많은 보도는 중국측 표현을 옮기면 사실이 아니다”면서 “(센카쿠 문제 등과 관련한) 중국이 요구하는 정상회담 조건을 일본이 맞추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에 대해서는 “여러 측면을 잘 들여다보고 나서 국익에 맞으면 참가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시기를 더 봐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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