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사단 사망사건 가해자. 윤일병 사건.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의 가해자들이 5일 경기 동두천시 육군 28사단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4차 공판을 끝낸 뒤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법원은 군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모(25) 병장 등 가해자들에 대한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군 검찰은 가해 병사들을 시켜 윤 일병의 성기에 액체 안티프라민을 바르도록 지시한 이 병장에 대해 강제추행 혐의를 추가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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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사단 사망사건 가해자’ ‘윤일병 사건’ ‘합의’
28사단 사망사건 가해자들이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더욱 큰 공분을 사고 있다. 윤일병 사건 가해자들에게는 강제추행 혐의가 추가됐다.
그러나 군 검찰은 상해치사죄를 살인죄로 변경 적용하는 문제는 추가 수사와 법리 검토 후 1주일 내에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10시 경기도 양주시 제28사단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윤일병 사건 4차 공판에서 군검찰은 이모(25) 병장 혐의에 강제추행죄를 추가하고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 심리를 맡은 이명주 대령(행정부사단장)은 검찰관 신청을 받아들여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변호인단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검찰관은 “사건 발생 당일인 4월 6일 폭행으로 멍이 든 윤 일병의 가슴 부위 등에 안티푸라민을 바르다가 윤 일병 본인으로 하여금 강압적으로 안티푸라민을 성기에도 바르도록 한 행위를 강제추행으로 판단했다”고 공소장 변경 이유를 밝혔다.
당초 범죄사실 변경이 검토됐던 살인죄는 이날 심리에서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
육군 3군사령부 검찰부는 집단구타로 윤 일병을 숨지게 한 이들 선임병 4명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할지에 대한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추가 수사는 당초 국방부 검찰단이 맡기로 돼 있었으나 이날 오전 돌연 수사 주체가 3군사령부 검찰부로 변경됐다.
이날 재판에선 사건의 관할 법원을 이전하는 신청이 받아들여져 다음 재판부터는 3군사령부에서 심리가 진행된다. 다음 재판 기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군 검찰은 선임병들이 윤 일병의 부모 면회를 막고 종교행사에도 참여하지 못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강요죄 추가 적용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또 윤 일병이 한 달 이상 지속적으로 폭행 및 가혹행위에 시달리는데도 이를 막지 못한 지휘관들도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난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지휘관들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할지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 병장을 비롯해 하모(22) 병장과 이모(22) 상병, 지모(20) 상병 등 병사 4명과 유모(22) 하사 등 5명은 상해치사와 폭행 및 공동폭행 등의 혐의로 지난 5월 2일 구속 기소됐다.
윤 일병 폭행사망사건의 주범 이 병장의 경우 이날 추가된 강제추행 혐의를 비롯해 상해치사, 집단·흉기 등 폭행, 강요, 의료법 위반, 공동폭행, 위력행사가혹행위, 폭행 등 혐의가 모두 8가지나 됐다.
한편 시민 감시단 80여 명과 함께 법정을 찾은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특검을 실시해 군대의 뿌리깊은 악습을 철폐해야 한다”면서 “집단 폭행으로 일병이 사망한 사건을 단 4번의 재판으로 끝내려 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그는 “사단장이 임명한 재판장이 모든 걸 결정하는 구조에서는 제대로 처벌이 이뤄질 수 없다”면서 “군사재판 제도와 관련해 법 개정 또는 폐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선고 공판 전의 마지막 재판일인 이날을 포함해 그동안 모두 4번의 재판이 열렸다.
법정에서 가해자들은 두 손을 모으고 피고인석에서 침묵을 지킨 채 앉아 있었다.
방청석은 취재진과 시민 등으로 가득 찼다. 20석 방청석 자리가 부족, 모두 재판정과 복도에 선 채로 재판을 지켜봤다.
약 20분간 진행된 재판이 끝나자 일부 시민은 가해자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주범으로 지목된 이 병장의 얼굴을 보려고 재판정 앞으로 나오기도 했다.
한편 임태훈 소장은 이날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유가족들이 윤일병 생전에 가해자들이 거짓말로 면회를 막아 못 간 것에 대해 자신들 탓이라며 울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가해자들이 유가족들에게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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