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대회참가 시사…北, 선수단과 응원단 파견 분리대응 가능성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와 관련한 남북 실무접촉이 결렬됐지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축구경기를 관람하고 대회 참가를 시사해 북한의 대회 참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조선중앙통신은 20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남자축구 대표팀의 ‘검열경기’를 관람했다며 김 제1위원장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체육인들이 훈련에 더 박차를 가하리라는 기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는 규모의 차이는 있겠지만, 북한 선수단의 아시안게임 참가에 최고지도자가 큰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고지도자가 직접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한 축구 대표팀의 훈련경기까지 관람한 상황에서 적어도 선수단은 파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김정은 체제 들어 ‘국위 선양’을 목표로 스포츠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돌리고 스포츠인을 내세워온 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맹훈련해온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는 ‘불참 카드’는 꺼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포츠 선수 출신의 한 탈북자는 “국제대회 참가를 목표로 훈련했던 선수들이 경기에 못 나가면 쉽게 슬럼프에 빠진다”며 “최근 자잘한 국제경기에까지 선수를 내보내는 북한이 메달을 많이 딸 수 있는 아시안게임에 불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의 성적은 대체로 중상위권으로 나쁘지 않았다.
북한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때부터 지금까지 하계아시안게임에 매번 참가했으며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금 6, 은 10, 동 20 등 모두 36개의 메달을 따고 종합 12위를 했다.
하지만,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파견할 선수단의 규모는 실무접촉에서 밝혔던 선수단 350명보다는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0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인원 엔트리를 제출하면서 14개 종목에 남자 70명, 여자 80명 등 150명의 선수를 참가시킬 것이라고 밝혀 이 정도 선에서 선수단 규모가 결정될 전망이다.
선수단 파견은 ‘국위선양’이라는 목적 속에서 진행되겠지만, 응원단 파견은 남측과 접촉 결과에 따라 유동적이다.
남북 실무접촉 북측 대표단장은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실무접촉 결렬의 책임을 남측에 돌리면서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아시안게임 참가 여부는 “남조선 당국이 어떤 태도를 가지고 나오는가 하는 데 달렸다”고 밝혔다.
남측이 국제관례에 따른 선수단과 응원단 비용 자부담 원칙을 양보하지 않는다면 국가 자존심을 중시하는 북측이 응원단 파견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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