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과 인민 혈연적 관계’ 부각해 최고지도자 우상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어린이 사랑’ 행보가 최근 들어 ‘아버지’의 이미지와 함께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아 양육시설 방문한 北 김정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국제아동절’을 맞아 고아 양육시설인 평양 애육원을 방문했다고 노동신문이 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신형 물놀이기구 살펴보는 김정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에서 제작한 신형 물놀이기구인 ’급강하물미끄럼대’를 살펴봤다고 노동신문이 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 제1위원장이 북한의 어린이명절인 ‘국제아동절’을 맞아 고아양육시설을 방문한 소식을 1,2면에 걸쳐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크게 내보냈다.
이날 사진에서 김 제1위원장은 어린이의 볼을 양손으로 쓰다듬고 세발자전거를 타는 어린이를 대견하다는 듯 지켜보기도 했으며 어린이들의 밥 먹는 모습을 만족하게 바라보는 등 한마디로 ‘자애로운 아버지’의 모습을 연출했다.
이러한 김 제1위원장의 ‘어린이 사랑’ 모습과 맞물려 북한 매체들은 최근 그에게 ‘온 나라 어린이의 아버지’라는 이미지를 입히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달 1일 국제아동절을 맞아 게재한 기사에서 “우리 어린이들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자애롭고 위대하신 아버지가 계신다”라며 김 제1위원장을 ‘아버지’로 불렀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16일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에서 첫날밤을 보낸 함흥중등학원 학생 문은학이 “우리의 행복한 모습을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께 선참으로(맨 먼저) 보여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처럼 최고지도자를 ‘아버지’로 묘사하며 “수령과 인민의 혈연적 관계”를 강조하는 것은 김일성 시대부터 내려온 전통적인 우상숭배 방식이다.
하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부나 부친에 비해 훨씬 젊은 나이에 ‘아버지’로 불리는 점이 눈길을 끈다.
김일성 주석은 40대 때인 1950년대부터 가끔 ‘아버지’라 불리긴 했지만 50대 때인 1960년대가 돼서야 ‘아버지 원수님’이라는 호칭이 공식화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40대 때인 1980년대에는 어린이들로부터 ‘지도자 선생님’으로 불렸으며 1992년 원수 칭호를 받고 나서 50대가 됐을 때에야 ‘아버지 원수님’ 또는 ‘아버지 장군님’으로 불렸다.
이들과는 달리 김정은 제1위원장은 만 30세가 되기 전인 2012년에 원수 칭호를 받고 30대 초반에 벌써 ‘아버지 원수님’이 된 것이다.
북한이 김 제1위원장에 대해 선대 지도자들보다 20년이나 앞당겨 ‘아버지’ 호칭을 일반화하려고 애쓰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권력 기반을 하루빨리 공고화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30대에 불과한 김 제1위원장에게 주민들의 ‘어버이’라는 표현보다는 어린이들의 ‘아버지’라는 이미지가 더 자연스럽다”라며 “아버지라는 친근한 호칭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들부터 시작해 개인숭배를 확대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부인 리설주를 서둘러 공개석상에 등장시킨 것도 가장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서라는 주장도 내놨다.
김 제1위원장은 리설주와의 사이에 최소한 한 명의 어린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소식통은 “어린 자녀를 둔 김정은이 자기 자식 또래의 어린이를 귀여워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감정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