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뒤흔드는 변수들
서울신문이 지난 23~25일 실시한 부산과 대구 등 영남권 여론조사에서도 세월호 참사가 6·4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임이 확인됐다.부산 응답자의 21.7%는 “세월호 참사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45.5%는 “다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둘을 합하면 응답자의 67.2%가 어떤 식으로든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셈이다. 반면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16.7%,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은 6.7%로,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은 23.4%에 불과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새누리당의 아성인 대구에서 세월호 참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61.1%에 달한 점 역시 이번 참사의 정치적 파급력을 실감케 한다.
부산의 경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40대(80.6%), 진보성향(81.3%), 화이트칼라(76.7%), 블루칼라(72.8%),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77.6%)에서 높았으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20대(27.7%)와 60대 이상(26.7%), 보수성향(34.3%), 새누리당 지지층(27.8%)에서 많았다. 남성의 72.8%, 여성의 61.8%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40대 10명 중 8명 이상(80.6%)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을 보여 충청권 40대와 같은 경향을 보였다.
대구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40대(71.4%)에서 가장 많았다.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학생들의 학부모와 동년배인 40대들의 감정이입이 전국적 현상임이 확인된 셈이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 유권자의 이념성향 응답에서 중도(56.9%)가 가장 많고 진보(21.6%)와 보수(21.5%)가 비슷한 점도 주목된다. 이는 충북 유권자의 중도 이념(47.4%)보다도 많은 수치다.
부산의 무당층 역시 39.4%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38.4%)이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견해(23.9%)보다 14.5% 포인트 많았다. 일부 부산 유권자가 자신의 이념성향과 정치적 지지 성향을 일치시키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2014-05-27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