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두번째 ‘위안부 소녀상’ 8월 디트로이트서 제막

美두번째 ‘위안부 소녀상’ 8월 디트로이트서 제막

입력 2014-04-30 00:00
수정 2014-04-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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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두번째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이 오는 8월 디트로이트에 세워진다.

미시간주 위안부 소녀상 건립위원회는 오랜 산고 끝에 오는 8월16일(이하 현지시간) 디트로이트 지역에 속한 비즈니스 거점도시 사우스필드의 미시간 한인문화회관 앞에 일본군 위안부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고 제막식을 열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건립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매년 8월 셋째주 일요일(17일)에 미시간주 한인들의 광복절 기념행사가 있다. 이에 하루 앞서 소녀상 제막식을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시간주 한인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성노예로 강제 동원된 위안부 문제의 역사적 배경을 미국 주류사회에 널리 알리고 나아가 여성인권과 인간 존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로 2012년부터 소녀상 건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일본 민관(民官)이 적극적인 방해공작을 펴면서 건립장소 선정에 난항을 겪었고 기금모금 문제와 잦은 추진세력 교체 등으로 일정이 지연됐다.

미시간 한인문화회관 김종대 회장은 “지난 22일 문화회관 이사회가 소녀상 건립위의 부지 사용을 최종 승인했다”며 “디트로이트에는 일본 총영사관이 있고 인근에 일본 기업 400여 개가 진출해있어 일본인 사회 영향력이 크다. 하지만 한인단체 소유지에 소녀상을 건립하는 것에는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소녀상이 한인문화회관에 들어서면 주류 사회 발길을 끄는 데는 제한이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김회장은 “건물이 고속도로변에 있어 홍보만 잘된다면 더 많은 관심을 모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애초 건립 예정지는 사우스필드 시립도서관이었다. 그러나 최종 결정 단계에서 일본 총영사관과 일본 기업인들이 발벗고 나서 이를 무산시켰다. 사우스필드 시립도서관 측은 작년 4월 “위안부 문제를 놓고 한·일간에 아직 정치적 이견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입장 변경 사실을 통보한 바 있다.

건립추진위는 시립공원국, 미시간 홀로코스트 박물관 측과도 위안부 소녀상 설치를 논의했으나 같은 이유로 수용되지 않았다.

차승순 건립위원장은 “한인단체들이 다같이 힘을 모아 결실을 얻게 됐다. 처음엔 정치적인 문제라고 지원을 꺼리던 이들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극우발언,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 소송 제기 이후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우선 한인문화회관에 설치했다가 차츰 유동인구가 더 많은 곳으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동상 제작은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글렌데일 시에 서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조각한 김운성·김서경 부부가 맡았다.

건립위 측은 서울에서 제작된 소녀상이 6월말 선적되면 7월 중순께 미시간주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오는 6월1일 예산 충당을 위한 막판 기금모금 행사를 열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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