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유불리에 촉각…野 신당에 십자포화로 ‘김빼기’
새누리당은 2일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신당 창당을 선언한 데 대해 “야합”, “안철수의 백기투항”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새누리당은 신당이 국민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 이번 창당으로 야권이 통합돼 6·4지방선거의 정치지형이 여야 양자 구도로 급전환되는데 대해서는 적지 않게 신경을 쓰는 표정이었다.
◇與, 지방선거 전략 조정 불가피 = 6·4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분열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이날 신당창당 선언으로 순식간에 소멸됐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신당을 창당하면 3자 구도가 아니라, 여야 양자구도로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안개’가 걷히면서 구도는 분명해졌지만, 새누리당으로서는 일정 부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일단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선거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여당으로서는 선거가 녹록지 않은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야권 성향 유권자가 그동안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으로 나뉘었을텐데 그들이 하나로 결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지지자가 합쳐지는 것에 더해 마음을 정하지 못했던 야권 성향표가 ‘제3지대 신당’으로 뭉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안 의원을 지지했다가 신당 창당에 실망한 중도 성향의 유권자가 새누리당을 지지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현재로서는 계측하기 이른 상황이다.
신당이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정당공천을 유지하기로 한 새누리당보다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일단 야권이 ‘대선공약 파기’ 공세를 지방선거 국면에서 전면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이를 돌파할 ‘묘수찾기’에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기초공천을 유지하는 대신 정치개혁의 대안으로 제시한 ‘오픈프라이머리’를 성공적으로 치러 여론을 주도하며 득점할 전략을 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간 대결이 첨예해질 경우, 당내의 중진차출론이 힘을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安 백기투항…안철수 현상에 조정(弔鐘)” = 새누리당은 신당 창당이 미칠 파장을 주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신당에 대한 맹공으로 ‘김빼기’ 작전에 들어갔다.
박대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급조된 세력과 급조된 회동에서 급조된 합의를 보여준 3중 급조 시나리오”라면서 “새정치가 이토록 경박한 것이라면 그 말로는 불 보듯 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안 위원장은 겉으로는 ‘남는 장사’를 했다고 계산할지 모르지만 자신이 그토록 외치던 가장 소중한 가치를 잃고 구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전락하는 길에 들어선 것이 아닌지 자문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야권 짝짓기를 위해 본연의 어떤 가치도, 자존심도 내던지는 구태정치 모습을 재연했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야권 안에 새정치는 원래부터 없었다. 전후무후한 ‘사상최악의 뒷거래 정치’가 있었을 뿐”이라면서 “그동안 새정치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희롱했던 시간에 대해 유권자들이 냉정한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역시 안철수 의원은 간철수(간보기 안철수)”라면서 “새정치 운운하다가 결국 백기투항하고 민주당에 들어간 꼴”이라고 비난했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출생 신고도 하지 않은 태아가 무슨 혼인신고냐”면서 “인물난 겪는 안철수 의원의 불가피한 선택일지 몰라도 조기 백기투항을 한 것”이라고 가세했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안철수 의원이 죽는 길로 간 듯하다”면서 “’안철수 현상’은 이제 끝이며 오늘로 조종을 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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