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6개면 중 3개면 ‘영웅이야기’로 도배
북한이 지난달 동해에서 작전 중 숨진 해군장병을 ‘영웅’으로 치켜세우면서 모든 주민이 이들의 ‘삶과 투쟁정신’을 따라 배우도록 계속 독려하고 있다.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1면에 사설 ‘조국의 바다 지켜 영생하는 용사들의 숭고한 혁명정신을 따라 배우자’와 2면 전면에 정론 ‘생이란 무엇인가’를 실어 이들의 ‘희생’을 집중 부각했다.
특히 3면에는 사망한 해군들이 쓴 자작시와 노동당원 신청서를 비롯한 유품을 소개하는 등 이들을 칭송하는 글과 사진으로 도배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해군 제790부대의 대잠수함 작전 수행 군함인 구잠함 233호 지휘관과 해군들로, 지난 10월 중순 남해와 동해에서 이뤄진 한미 합동훈련에 대처해 전투근무를 수행한 뒤 교대 중에 또다시 긴급 출동명령을 받고 출항했다 사망했다.
신문은 사설에서 이들을 ‘동해의 해군용사들’이라며 “이들의 영웅적 위훈과 고귀한 정신세계는 우리 군대와 인민이 따라 배워야 할 삶과 투쟁의 본보기”라며 전 부문에서 이들의 정신을 따라 배우기 위한 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특히 이들처럼 “애국충정”을 갖고 “하나밖에 없는 목숨도 서슴없이 바치는 사람들만이 위대한 영장의 축복 속에 조국의 기억 속에 영생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정론에서 “우리의 생은 위대한 인간이신 김정은 원수님과 죽어서도 맺어지는 혈연의 정”이라며 희생 장병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영생의 언덕’에 오를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해군장병들의 사망 이후 이들의 묘를 요란하게 만들어 놓고 주민들의 참배를 독려했다.
지난 1일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이들의 묘를 찾아 참배하고 묘주로 자청하면서 묘비에 자신의 이름을 기록하도록 했다.
희생 해군들에 대한 국가표창 행사를 성대히 열었고 유가족들에 대해서도 배려했다.
북한은 과거에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를 구하다 숨진 주민을 영웅화하곤 했지만, 이번처럼 조직적인 ‘따라 배우기’ 운동을 독려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북한이 부쩍 강조하는 애국주의와 선군정치의 전형적인 모범 사례”라며 “이를 통해 김정은 정권의 안정과 체제결속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