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재·보궐선거가 민주당의 참패로 끝나면서 독자세력화를 준비하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의원측은 이번 재·보선에는 후보를 내지 않아 ‘관전자’의 위치에 머물렀지만 이번 선거결과는 향후 안 의원의 행보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야권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입장에서 민주당의 참패는 안 의원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평가도 있지만, 보수성향 유권자의 공고한 ‘벽’에 대한 현실을 절감한 것은 안 의원에게도 결코 호재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안 의원 측은 이번 재·보선과 관련한 평가나 분석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에는 우리가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선거결과를 두고 입장을 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애초 이번 재·보선에 정치적 의미를 크게 두지 않기로 했다. 결과에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부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안 의원에게 손해가 될 것은 없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결과를 놓고 지도부 책임론이 나오며 내부 분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분열이 심해지면 호남 민심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기 쉽고, 이 경우 야권재편의 주도권은 안 의원에게 넘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대선개입 의혹 정국과 국정감사 등을 거치면서 다소 움츠러들었던 안 의원의 존재감이 다시 커지는 것에 대해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 의원측이 마냥 낙관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대선 때와 비교해 차이가 너무 크게 났다”며 “선거개입 이슈 등을 앞세웠지만, 여권의 지지는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패배인 동시에 야권 전체로도 볼 수 있는 만큼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안 의원은 ‘새정치’를 앞세워 세력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구태정치의 상징’이라며 몰아세웠던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는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정치평론가 유용화씨는 “야권 지지자들의 결집력이 상당히 떨어졌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현재로서는 안 의원도 이들을 뭉칠 수 있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실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를 해낼 수 있느냐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