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국정원 수사권 강화, 국민 요구에 정면배치”
민주당은 9일 국가정보원이 전날 국회 정보위에서 북한 동향 정보들을 쏟아낸 데 대해 10·30 재·보선에 영향을 미치거나 국정원개혁을 요구하는 외부 압력을 모면하려는 ‘계산된 행동’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며 촉각을 세웠다.김정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회 정보위에서 어제 남재준 국정원장이 이례적으로 북한 문제에 대해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브리핑한 것은 국정원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국내 정치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평소에는 언급을 꺼리다가 재·보선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대북 정보를 쏟아내는 국정원장의 모습은 너무 정치적”이라면서 오는 30일 재·보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을 보냈다.
민주당이 국정원의 수사권과 국내 정보 수집기능을 다른 기관으로 이관하는 내용의 국정원 개혁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이 같은 개혁요구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대북정보력과 북한 위협을 부각시킨 것이라는 풀이도 나왔다.
정보위 소속인 신경민 의원은 “국정원의 의도는 뻔하다. 어제 보고 중 하이라이트는 국정원이 대공수사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와 해외정보만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를 강조한 것”이라면서 “국정원 ‘셀프개혁’에 대해 아무리 비난해도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한길 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권을 오히려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국민과 야당의 요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면서 “이게 바로 셀프개혁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남 원장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 “전직 원장이 한 일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도 성토했다.
김 부대변인은 “자기와 무관하다고 선을 긋는 것은 누가 봐도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고, 신 의원은 “재판이 끝나고 사과할 수 있다고 하길래 1심이냐, 대법원 판결이냐고 물었더니 대답을 안했다. 진심이나 역사의식이 느껴지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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