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독일에서 연수하며 정치권과 선을 그어 온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환영 나온 당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 충북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경기도 분당 인근 모처에서 손 고문과 1시간 30분 정도 만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과 손 고문의 비서실장인 김영철 동아시아미래재단 대표가 배석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전하며 “손 고문이 화성갑 보궐 선거에 나와 현 정국을 돌파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쪽으로 지도부가 의견을 모았다”면서 출마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손 고문은 “그동안 당이 어려울 때 몸을 던져왔지만 지금이 그런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지난 대선에 패배, 정권을 내주게 한 죄인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게 국민 눈에 아름답게 비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내 입장에서 아무리 희생과 헌신을 한다고 생각하더라도 국민 눈에는 욕심으로 여겨질 것이다. 국민의 눈으로 당과 내 자신을 깊게 살펴보고자 한다”면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국민의 눈으로 당과 나를 되돌아보니 이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대표는 “다시 한번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당의 공식 요청이 있으면 손 고문도 출마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터라 당 지도부는 손 고문의 이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당혹감 속에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 대표는 최 의원을 통해 “오늘 저녁 다시 만나 설득의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손 고문에게 전했으나 손 고문은 “출마 문제에 대한 내 입장은 확고하니 그런 수고를 하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고 손 고문의 비서실장인 김 대표이사가 전했다.
김 대표는 이날 충남 천안을 방문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생각 좀 해보자”며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민주당은 6일 재보선 공천심사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놓은 상태다.
한편 손 고문은 6일 당내 손학규계 인사들과의 귀국 환영 만찬에 이어 오는 8일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산하 동아시아미래연구소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