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미동맹·미일동맹 구도속 논의방향 주시
미국의 공식 지지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우리 정부는 여전히 원칙적인 수준에서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정부 관계자는 4일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 논의와 관련, “평화 헌법 이념과 전수방위의 원칙을 준수하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되풀이했다.
정부가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일본이 추구하는 집단적 자위권의 내용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단적 자위권은 일본이 공격을 받지 않아도 미국 등 동맹국이 공격을 받으면 반격할 수 있는 권리로 이를 행사하려면 헌법 해석을 변경해야 한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방향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원칙적인 수준에서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정부의 이런 대응에는 일본이 ‘미군 지원’을 명분으로 집단적 자위권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일미군이 한반도 전쟁 발발시 주한미군의 후방 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문제는 한미 동맹과도 포괄적으로는 관련돼 있는 사안이다.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미·일 3각 협력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내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문제는 미국의 일본 집단적 자위권 추구 지지와 정부의 신중한 태도가 우리 국민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침략의 정의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과거 침략의 역사를 부인하는 일본 아베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를 적지 않은 국민이 일본의 우경화로 보고 있다.
우리 국민의 이런 시각이 불식되지 않을 경우 정부의 신중한 태도가 소극적인 대응으로 여론에 비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지지하는 미국에 대해서도 비판 여론이 조성될 개연성이 큰 상태다.
이는 한미 양국이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하면 한미 동맹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과거 침략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그에 대한 분명한 반성 없이 집단적 자위권을 추구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정부도 이런 우려를 일본에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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