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조선민족’ ‘남녘’ 북한식 표현을‥

이석기 ‘조선민족’ ‘남녘’ 북한식 표현을‥

입력 2013-09-02 00:00
수정 2013-09-0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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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통합진보당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비밀회합’에서 강연할 때 북한식 표현을 곳곳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2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통합진보당 RO 회합 녹취록’ 요약문에 따르면 이 의원과 RO 구성원들이 지난 5월 서울 합정동의 한 종교시설에서 진행한 모임에서 한 발언들에는 눈에 띄는 북한 용어들이 적잖게 등장한다.

우선 이석기 의원은 모임 강연에서 ‘한민족’을 뜻하는 ‘조선민족’이라는 북한식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북한은 한국을 ‘남조선’이라고 부르며 ‘조선은 하나다’라고 주장한다. 또 “북에 살건 남에 살건 해외에 살건 관계없이 조선민족이라면 누구나 다 조국통일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한다.

“조선민족의 입장에서, 주체적이고 자주적으로 정세를 바라봐야 한다”는 이 의원의 발언은 청년 시절 김일성 주석의 연설을 연상케 한다.

김 주석은 1930년 중국 창춘(長春) 카륜 지역에서 열린 조선청년공산주의자들의 회의에서 ‘조선혁명의 진로’라는 연설을 통해 당시의 정세를 ‘주체적으로’ 바라본 데 기초해 “즉각 무장을 잡고 일제와의 판가리 싸움에 떨쳐나서자”고 호소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남녘의 혁명가’ 중 ‘남녘’이란 표현도 북한에서 자주 사용한다. 북한의 소학교(초등학교) 교과서에는 “남녘땅의 어린이들은 배가 고파 쓰레기통을 뒤진다”는 내용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 의원이 강연에서 사용한 ‘필승의 신념’ ‘모략책동을 분쇄하고’ ‘사상적 무장’ 등의 표현도 북한 당국이 체제결속과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항상 사용하는 용어다.

이 의원은 강연에서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또한 북한이 1990년대 중반에 혹독하게 겪은 최악의 경제난을 ‘고난의 행군’이라고 일컫는다.

이 의원 외에 다른 RO 멤버들의 발언에서도 ‘주체역량 강화’(박민정 전 중앙당 청년위원장), ‘각자의 초소’(우위영 전 통합진보당 대변인) 등 북한의 ‘전투적 용어’들이 등장했다.

이밖에 일부 언론이 공개한 ‘RO 회합 녹취록’에도 ‘조중혈맹’ ‘간고분투(艱固奮鬪)’ 등의 북한에서 사용하는 표현들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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