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우 전 국무총리 별세] “밤새워 일하고 주말엔 허허벌판 현장 누벼” “대통령 앞에서도 바른 소리 굽히지 않았다”

[남덕우 전 국무총리 별세] “밤새워 일하고 주말엔 허허벌판 현장 누벼” “대통령 앞에서도 바른 소리 굽히지 않았다”

입력 2013-05-20 00:00
수정 2013-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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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인사들 회고 잇따라… 박근혜 대통령 빈소에 조화

19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남덕우 전 국무총리의 빈소에는 아침부터 각계 인사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박 대통령은 남 전 총리가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관계라는 점에서 직접 애도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정홍원 국무총리,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보낸 조화가 빼곡히 세워졌다.

장례위원장인 한덕수 무역협회장은 “고인은 오일쇼크와 만성적 인플레이션 등 한국 경제에서 가장 어렵던 시기를 극복한 경제발전 모델의 입안자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남 전 총리는 장관과 부총리 시절 국제 수지가 나쁜 상황에서 국내 경기를 살려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소규모 주택 공급 정책을 강조했다”면서 “주말마다 허허벌판이었던 잠실벌 건설 현장에 나가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남 전 총리와 함께 최근까지 선진화포럼에서 활동한 고병우 전 건설부 장관은 “경제 전반에 대해 항상 해답을 갖고 계시고, 박 전 대통령에게도 바른 소리를 굽히지 않았던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지성이셨다”며 애통해했다.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도 “마흔다섯에 검은 안경을 쓴 청년의 모습으로 재무부 장관이 됐던 고인이 기억난다”면서 “경제개발 정책을 펼 때 일주일에 서너 번씩 밤 새워 일했다”고 떠올렸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매우 미래지향적인 분으로, (경제학도들에게) 사표가 되신 분”이라면서 “특정 사안에 대해서만 잘했다고 한다면 (남 전 총리를) 너무 작게 평가하는 것일 정도”라고 평가했다.

정계 인사들의 조문도 잇따랐다. 재무부 관료 출신인 이한구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는 “이론적 배경을 갖고 정책을 합리적으로 만드는 등 과거와 다른 경제 관료의 모습을 보여 줬다”면서 “미국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와의 관계도 원만하게 만드는 등 정부 조직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평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도 “연세가 있어도 마음을 젊게 가지고 앞날을 바라보며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고 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고인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우리나라 경제 현대화의 증인”이라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널리 알리려고 노력한 ‘영원한 현역’”이라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3-05-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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