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권력 전면 세력교체… 친노·호남 최고위원 사상 첫 0명

민주당의 5·4 전당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당내 권력교체다. 당내 주류인 친노(친 노무현)계와 호남지역 인사 모두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했다. 호남 출신인 이용섭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된 김한길 신임 당대표는 수도권 출신이다. 최고위원 4명도 수도권 2명, 영남 1명, 충남 1명이다.

당 지도부에 친노와 호남이 전혀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 패배 뒤 ‘친노 책임론’과 ‘세대교체론’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방증이다. 당원들이 심판에 나서면서 친노계인 윤호중 후보는 최하위에 그쳤다. 앞서 당 대표 예비경선에서는 역시 신계륜 후보가 탈락했다. 2011년 12월 민주통합당 출범 이후 줄곧 당권을 주도했던 친노는 설 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16대 때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보좌역과 대통령직인수위자문위원을 지냈지만 친노계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그는 실제 두 명의 후보를 투표할 수 있는 1인 2표제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조 최고위원인 민주당의 불모지인 부산에서 3선을 했다는 것에 대해 특히 호남 당원들이 높게 평가했고 득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범주류인 우원식 최고위원은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계다. 양승조·조경태 최고위원은 중립 성향, 신경민 최고위원은 범주류에 속한다.

다만 호남 인사가 지도부에 한 명도 없게 됐지만, 김 대표가 임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 3명에는 여성·호남·노동계에서 각각 적임자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당직자 구성에서도 계파를 초월해 능력 있는 인사를 등용하는 대탕평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당 사무총장 후보로는 조정식(경기 시흥을), 변재일(충북 청원), 안민석(경기 오산), 이상민(대전 유성), 김재윤(제주 서귀포), 정성호(경기 양주 동두천) 문병호(인천 부평갑)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책위의장은 변재일 현 정책위의장의 유임설 속에 장병완(광주 남), 민병두(서울 동대문을), 최재천(서울 성동갑) 의원 등이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전략홍보본부장은 민병두 현 본부장이 건강을 이유로 고사하고 있는 가운데 김현미(경기 고양 일산 서)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 대표의 민주당 새 지도부는 당장 대선 패배 후유증을 수습하고 고질적 계파정치를 해소하면서 혁신 작업을 통해 당을 재건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게 됐다. 지도부에서는 배제됐지만 여전히 친노계가 당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어 당지도부와 갈등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선거 기간 ‘강한 야당’을 내걸고 “박근혜 정권과 싸우겠다”며 대여 강경투쟁을 예고해왔기 때문에 당장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 의혹과 경제민주화법 입법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할 가능성도 높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김한길 민주당 대표 프로필

지역구:서울 광진갑 / 나이:60세 / 출신지:일본 도쿄 / 주요경력:민주통합당 최고위원, 15~17,19대 국회의원(4선), 중도통합민주당 공동대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문화관광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