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김무성(가운데)·이완구(왼쪽) 의원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5선 고지를 달성한 김 의원은 세 의원 가운데 가장 최근까지 국회에 있었던 만큼 여유롭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대표로 국회의원 선서를 힘차게 낭독하며 의정활동에 대한 각오를 다졌고 무엇보다 여야를 넘나들며 소통하고 격의 없이 지내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특히 야당 의원들을 자주 뵙고, 소주 한 잔 하고 싶은데 콜할 때 응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1분도 채 안 되는 인사를 마친 뒤 의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본회의장에 있던 야당 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충청의 맹주 역할이 기대되는 이 의원은 9년 만의 국회 복귀로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얼떨떨하다. 촌놈이 돼서 길도 잘 모르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곧 차분한 말투로 포부를 밝혔다. 이 의원은 “지역과 정파를 초월해 국민들이 바라는 바를 정치권이 해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희망과 꿈을 제시하고 새로운 국가발전의 성장동력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 주자에서 ‘새내기’ 의원이 된 안 의원은 바짝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스스로를 ‘늦깎이’로 소개한 안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준비해 온 A4 용지를 꺼내 인사말을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안 의원은 “이번 선거를 통해 많이 배웠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이 자리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이고 엄중한 책임인지 많이 체험했다”면서 “선거란 궁극적으로 유권자와 정치인이 약속을 맺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권자와의 약속을 지키고 기대의 절반이라도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정치란 절대 혼자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안다”면서 “여야 의원들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부족한 부분은 도움을 청하고 늘 겸손한 자세로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소속의 한계를 넘기 위해 여야 두루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모범생 같은 인사말이었지만 안 의원은 곧바로 동료 의원에게 질책을 받았다. 의장과 의원들에 대한 인사를 생략한 탓이다. 한 새누리당 의원이 “의원들한테 인사하고 가야지”라며 목소리를 높이자 안 의원은 뒤돌아 고개를 숙였다. 안 의원이 선서를 하자 앉아 있던 의원들이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거나 대정부질문이 진행되는 동안 안 의원의 자리에 찾아와서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