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지도부, 순두부라고 불리는 이유는

새누리 지도부, 순두부라고 불리는 이유는

입력 2013-04-24 00:00
수정 2013-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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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갈증을 호소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당을 카리스마 있게 이끌어 나갈 마땅한 인사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 구성을 마치고 박근혜 정부도 안정을 찾아 가면서 그간 숨죽이고 있던 당내 정치적 움직임도 물밑에서 빠르게 꿈틀대고 있다.

비박(비박근혜)계 쪽에서 먼저 시동을 걸었다. 18대 국회에서 ‘쇄신파’라 불리며 당을 향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민본21’ 소속 초선 의원 가운데 19대에 재선에 성공한 이들이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22일 모임을 갖고 5월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당내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수석부대표’ 등 주요 당직 진출 여부를 거론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비박계 재선 의원은 “박 대통령은 이번 임기에 집중하고 물러나면 그만이지만 새누리당은 당의 미래를 보고 나아가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 눈치 보기를 그만하고 집권 여당으로서 정부에 대한 비판과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선 의원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당내 한 초선 의원은 “계파를 따져가며 눈치를 보고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해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는 새누리당이 최근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에서 청와대 지침에 따라 움직였다는 지적과, 경제민주화 정책 입법과 관련해 박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휘둘렸다는 비판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야 공통공약 이행을 위한 6인협의체 협상 과정에서 당내 반발이 불거진 것 역시 당 지도부가 박 대통령 입맛 맞추기에만 신경 쓴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당 지도부가 청와대를 향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순두부 지도부’라는 지적마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포스트 박근혜’와 관련해 뚜렷한 당내 차기 대권 주자가 없는 상황이라 차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까닭에 다음 달 새로운 원내대표단이 꾸려지는 것을 기점으로 당 쇄신의 목소리는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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