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호 청문회, ‘靑 부실검증’ 논란으로 파행

조용호 청문회, ‘靑 부실검증’ 논란으로 파행

입력 2013-04-11 00:00
수정 2013-04-1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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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의혹 도마 위…조용호 “송구스럽다”

조용호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11일 인사청문회에서는 예기치 않은 청와대의 부실검증 논란이 제기되는 바람에 청문절차가 중단되는 파행을 빚었다.

조 후보자가 자신에 대한 청와대의 후보자 지명과정에서 200개 항목이 담긴 ‘고위공직 예비후보자 인사검증 사전질문서’를 받지 못했다고 답변한 게 발단이었다.

조 후보자는 공직기강 비서서관실의 행정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지 여부를 놓고도 “특별히 기억나는 부분은 없다”고 했다가 “두 세번 통화했다”고 번복했으며, 전체 통화 시간은 20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평생법관제에 대한 소신과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대한 부담으로 처음에는 헌법재판관직을 고사했었다고도 했다.

이에 민주통합당 등 야당 의원들은 오후 회의가 속개되자 마자 “박근혜 정부의 ‘인사참사’ 실체가 드러났다”, “인사청문회에 대한 무력화 시도”라고 주장하며 청문회 정회 및 청와대 인사 책임자들의 증인채택, 청문회 연기 카드를 꺼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야당이 후보자와 직접 관계없는 사안을 놓고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며 청문회를 그대로 진행하자고 맞서면서 날선 대치가 계속됐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대법원이 (조 후보자의 헌법재판관 지명을) 반대했는데도 청와대에서 ‘본회의 인준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니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걱정하지 말라’는 대화가 오고 갔다고 한다”며 청문회 일정 연기 및 청와대 민정수석과 인사위원장인 비서실장 등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도 “추천절차의 심각한 하자는 청문회 중단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은 “청와대에 확인을 해 보니 조 후보자에게 검증 동의를 요청했으며, 그에 따라 공직기강 비서실이 철저하게 검증했다고 한다”며 “검증은 당사자와 함께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당 노철래 의원도 “청문회 도중에 인사검증시스템을 이유로 정회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가세했고, 김학용 의원도 “후보자 지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고 그게 제대로 됐는지 평가하는 것은 국회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공방이 격화되자 박영선 위원장은 청문회 속개 약 1시간만인 오후 3시40분께 정회를 선언했다. 조 후보자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앞서 오전 청문회에서는 충남 서산 땅 매입을 비롯한 다수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악구 봉천동 아파트 분양권 전매 과정에서의 다운계약서 작성, 자녀에 대한 증여세 탈루 의혹 등 재산형성 과정의 문제점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조 후보자는 부인이나 장모가 한 일이어서 잘 몰랐다면서도 “송구하다”, “수신 뿐 아니라 제가에도 힘쓰겠다”며 대부분 의혹을 사실상 시인하며 사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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