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초 보호감호 논란에 경찰전기봉 수입무산

80년대초 보호감호 논란에 경찰전기봉 수입무산

입력 2013-04-02 00:00
수정 2013-04-0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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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제정된 사회보호법에 따라 시행된 보호감호가 논란이 되면서 당시 미국으로부터 전기 교도봉을 수입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가 2일 입수한 최근 공개된 외교문서 ‘미국의 대한 경찰 장비 및 전기 교도봉 판매문제’(1982년 생산)에 따르면 뉴욕타임스는 도쿄발로 81년 9월 20일 “한국은 재판 없이 군 캠프에 1만5천명을 수용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일본 월간지 ‘세카이(世界)’에 이른바 ‘TK생(生)’ 필명으로 작성된 기사를 토대한 이 보도에 대해 정부는 당시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대응했다. 주일 대사관은 해당 기자와 만나 “수용된 인원은 9월 20일 현재 3천228명으로 모두 형사범”이라면서 강하게 항의했다.

대사관은 그러면서 병으로 7명, 폭발사고로 2명 등 모두 9명이 사망했다는 사실도 설명했다. 이런 조치는 외무부 장관 명의의 대응 전문에 따른 것이었다.

외무부는 당시 전문에서 “재범 위험성이 있는 자에 한해 사회보호법에 따라 일정기간 순화교육을 시킬 수 있도록 돼 있다. 순화교육 대상자들이 재판이나 혐의없이 구금돼 있다는 것은 사실 왜곡이자 이들이 사회를 좀먹는 형사범이라는 것을 간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법무부가 작성한 실태자료도 대사관에 참고자료로 제공했다.

법무부는 자료에서 수용된 인원의 비율을 범죄에 따라 분류한 뒤 “보호감호 대상자 중 88%가 신체에 자상 또는 문신을 하는 등 성질이 포악해 평소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는 자”라고 규정했다.

또 “본인 동의로 실시되는 근로를 통해 월간 약 7만8천원의 노임을 지급하고 저축도 장려하고 있다”면서 “81년 1∼10월 보호처분을 받고 출소한 자의 재범률은 0.2%지만 81년 1∼5월 교도소에서 출소한 자의 재범률은 27.7%로 보호처분의 획기적인 효과가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이런 자료를 토대로 한 대사관의 설명은 오히려 사태를 키웠다.

뉴욕타임스가 이 설명을 토대로 “서울(한국)이 혐의없이 3천228명을 구금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기사를 송고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런 잇따른 보도는 미국 의회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하원의원 24명은 이 기사를 인용, 인권 문제를 이유로 미국 행정부가 추진 중이던 140만달러 규모의 경찰 장비(전기 교도봉) 대한(對韓) 판매를 보류해야 한다는 서한을 발송했다.

미국 하원에서 인권 청문회를 여는 등 논란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주미 한국대사관은 보호감호를 소개하는 홍보자료를 영문으로 작성, 관련 의원들에게 배포하는 등 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정부는 미국 국무부와 협의 끝에 전기봉 구매를 취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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