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vs 김중수 총재 ‘동상이몽’ 경기 진단

현오석 vs 김중수 총재 ‘동상이몽’ 경기 진단

입력 2013-03-15 00:00
수정 2013-03-15 00:2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현, 청문회서 “하강 위험”… 김은 “회복 국면” 한은 금리 또 동결

한국은행이 5개월째 금리를 동결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 청문회에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시사했지만 김중수 한은 총재의 생각은 달랐다.

한은은 14일 김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금통위다. 앞서 현 후보자는 지난 13일 인사청문회에서 “기본적으로 기준금리는 금통위가 결정하지만 어느 정도 (경기) 회복 정책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재정 정책과의 공조 등을 들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4월 인하론’이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는 이유다.

하지만 김 총재는 금리 동결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가 하반기로 갈수록 나아질 것이라는) 상저하고 전망은 유효하다”면서 “다음 달 올해 성장 전망치를 수정하겠지만 이 같은 패턴은 그대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경기가 지금보다 특별히 더 나빠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김 총재는 “소매 판매, 설비 투자는 1월에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였지만 2월에는 마이너스에서 벗어날 것”이라면서 “국내총생산(GDP)의 전 분기 대비 증가율은 지난 4분기에 0.4%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지난 4분기보다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 후보자는 국회에서 “(현 경기는) 미약한 회복세마저 꺾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회복세도 올해 들어 주춤하고 있어 적어도 당분간은 경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올해 경제 성장이 예산을 편성할 당시보다 하방(하강)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구체적인 대응책을 조기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렇듯 진단이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세계 경제 전망이 많이 불투명하다”며 “미국의 재정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가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김 총재도 “GDP 갭이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물가 안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경기부양이 필요하다. 정책 공조에는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포함한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재정지출이 GDP 대비 1% 줄어들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07%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예산 자동 삭감(시퀘스터) 협상의 결말을 가늠하기 어려운 것도 변수다. 시퀘스터가 지난 1일 일단 발동돼 국내 수출 기업의 피해도 예상된다. 관세청은 미국의 수출입 화물 통관업무를 관장하는 관세국경보호청 예산이 7억 5000만 달러(8300억원) 삭감되고 초과 근무 축소 등으로 운영 인력이 줄어들어 통관 정체와 납기 지연, 추가 비용 발생 등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2013-03-15 8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남북 2국가론’ 당신의 생각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최근 ‘남북통일을 유보하고 2개 국가를 수용하자’는 내용의 ‘남북 2국가론’을 제안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반헌법적 발상이다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