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이 법조계에 진출할 사다리를 마련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과 병행하여 사법시험 존치 또는 예비시험 도입이 필요합니다. 돈이 없어 법조인의 꿈을 버리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합니다. 일본은 예비시험과 신사법시험 제도를 두어 로스쿨 제도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25일 정식 취임하는 위철환 대한변호사협회장의 공약 가운데 일반인의 관심을 가장 끄는 것은 사법시험 존치 문제다. 올해 300명을 선발하는 사법시험은 2017년까지만 시행된다. 점점 선발인원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사법시험 실시 마지막 해인 2017년에는 50명 정도만 뽑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상 첫 직선제로 변협 회장에 당선된 위 회장은 야간대를 졸업하고 ‘개천에서 용이 나는’ 극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에 그의 사법시험 존치 공약이 힘을 얻고 있다. 사법시험 존치 운동을 이끄는 청년변호사협회는 지난해 말 사법시험 폐지가 헌법이 보장한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고,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소원 결정은 길게는 4년이나 걸리고, 사법시험 폐지가 심각한 계층 간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는 아니므로 결정 시점은 예측이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이들이 내세우는 것은 사법시험 존치나 예비시험 도입 또는 로스쿨 장학금 확대다. 예비시험은 일본에 이미 도입된 제도로,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았더라도 예비시험에 합격하면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것이다.
일본의 법조인 양성은 3년제 로스쿨, 2년제 로스쿨, 예비시험 세 가지로 이뤄진다. 2년제 로스쿨은 법학과 출신만 진학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2018년부터 3년제 로스쿨을 졸업해야만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바뀐다. 많은 문제점을 잉태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일단 로스쿨은 학비가 1년에 평균 2000만원에 이르러 서민들은 로스쿨 진학의 꿈도 꿀 수 없다. 지난해 사립대 로스쿨의 연간 등록금은 평균 2075만원이었고, ‘반값 등록금’을 실현한 서울시립대 로스쿨도 1046만원에 이른다.
로스쿨 출신 검사의 성추문 사건으로 로스쿨 출신의 자질 문제도 불거졌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로스쿨 졸업자의 답안 상당수가 기준 이하여서 합격률을 맞춰야 하는데 난리가 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로스쿨 출신은 대부분 집안이 좋고, 성격도 싹싹하다. 하지만 법적 실력은 참담한 수준이라 일반 국민의 생사여탈을 쥐고 흔드는 판·검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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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 대변인 정태원 변호사는 “로스쿨 입학생 선발 면접에 여러 차례 참여했는데 변호사 시험에 합격할 사람 또는 로스쿨을 마치고 나서 잘나가겠다 싶은 사람을 뽑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법조계에서는 전 사법연수원장 등 유력 법조계 인사 자녀가 사법시험에 잇따라 실패하고 로스쿨에 진학해 한숨을 돌렸다는 식의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다.
청년변호사협회 회장으로 사법시험 존치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서울지방변호사회장에 최연소로 당선된 나승철 변호사는 30일 “예비시험 도입은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이 법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안다”며 “사법시험 존치는 저소득층에게 사다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이기 때문에 로스쿨생에게는 전혀 피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변협과 청년변호사협회는 로스쿨 800명, 사법시험 200명으로 연간 법조인을 1000명 신규 선발하는 것이 적절한 수준이라고 제안했다. 현재 2회까지 치러진 변호사 시험은 연간 1500명(로스쿨생 2000명)을 합격시키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이들이 내세우는 것은 사법시험 존치나 예비시험 도입 또는 로스쿨 장학금 확대다. 예비시험은 일본에 이미 도입된 제도로,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았더라도 예비시험에 합격하면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것이다.
일본의 법조인 양성은 3년제 로스쿨, 2년제 로스쿨, 예비시험 세 가지로 이뤄진다. 2년제 로스쿨은 법학과 출신만 진학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2018년부터 3년제 로스쿨을 졸업해야만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바뀐다. 많은 문제점을 잉태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일단 로스쿨은 학비가 1년에 평균 2000만원에 이르러 서민들은 로스쿨 진학의 꿈도 꿀 수 없다. 지난해 사립대 로스쿨의 연간 등록금은 평균 2075만원이었고, ‘반값 등록금’을 실현한 서울시립대 로스쿨도 1046만원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청년변호사협회가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연 ‘사법시험 존치 및 기회균등을 희망하는 대국민 궐기대회’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청년변호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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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 대변인 정태원 변호사는 “로스쿨 입학생 선발 면접에 여러 차례 참여했는데 변호사 시험에 합격할 사람 또는 로스쿨을 마치고 나서 잘나가겠다 싶은 사람을 뽑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법조계에서는 전 사법연수원장 등 유력 법조계 인사 자녀가 사법시험에 잇따라 실패하고 로스쿨에 진학해 한숨을 돌렸다는 식의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다.
청년변호사협회 회장으로 사법시험 존치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서울지방변호사회장에 최연소로 당선된 나승철 변호사는 30일 “예비시험 도입은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이 법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안다”며 “사법시험 존치는 저소득층에게 사다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이기 때문에 로스쿨생에게는 전혀 피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변협과 청년변호사협회는 로스쿨 800명, 사법시험 200명으로 연간 법조인을 1000명 신규 선발하는 것이 적절한 수준이라고 제안했다. 현재 2회까지 치러진 변호사 시험은 연간 1500명(로스쿨생 2000명)을 합격시키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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