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당하고 혁신 같이하자” vs “중요한 목표 헤아려야”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간 후보 단일화 기싸움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안 후보를 정치쇄신의 파트너로 끌어들여 ‘단일화 이슈’의 주도권을 쥐고 가려는 문 후보측과 이에 휘말리지 않은 채 ‘새로운 정치’를 부각시키려는 안 후보측간 신경전이 팽팽하게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문 후보는 지난 13일 안 후보를 향해 “민주당에 들어와 경쟁해서 단일화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촉구한 데 이어 14일에는 조국 서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정치혁신위원회 공동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조 교수는 지난 주 정치혁신위 공동구성→공동 정강정책 확립→세력관계 조율을 골자로 하는 3단계 단일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문 후보의 제안은 “새로운 정치는 정당 기반에서 실현 가능하다”는 정당 후보론의 연장선상에서 안 후보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인 것이다.
이는 정당 기반의 혁신 논의에 방점을 둠으로써 전통적 지지층 결집을 꾀하려는 측면도 깔려 있어 보인다.
진성준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후보 단일화는 그 과정이 아름다워야 양 후보 지지층이 흔쾌히 힘을 모을 수 있고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게 문 후보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른 핵심인사는 “문 후보는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의 ‘박영선 대 박원순식’ 단일화로는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의 입당 제안에 대해 “여러번 말씀 드렸는데 진짜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지 잘 헤아렸으면 좋겠다”고 일축했다.
또 정치혁신위 공동구성 제안에 대해서도 “더 덧붙일 말씀이 없다”고 했다.
유민영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국민이 원하는 변화가 중요하다”며 “각자 정권교체와 새로운 변화를 위해 집중하고 노력할 때다.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자체적 개혁 노력이 우선이라는 점을 거듭 내비치며 문 후보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셈이다.
경제정책 사령탑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도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도 민주당이 먼저 혁신을 해줘야 한다고 누누이 말해왔다”며 “국민 상당수가 정당 밖에 있는 사람을 지지하는 현상에 대해 민주당이 해결책을 들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대통령론’에 이어 ‘국민후보론’으로 맞받아쳤던 안 후보로선 단일화 프레임에 갇힐 경우 ‘새로운 정치’를 표방한 제3후보로서의 차별화 노력이 희석될 수밖에 없어 현재로선 기존 정치권과는 계속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안 후보측은 당분간 정치공방과는 선을 그으면서 정책 대결에 초점을 맞출 계획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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