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당 대화합 주창… ‘호남 껴안기’

문재인, 당 대화합 주창… ‘호남 껴안기’

입력 2012-09-27 00:00
수정 2012-09-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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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에 밀리는 호남 지지율 부심..”쇄신ㆍ통합으로 지지층 확산”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27일 당의 대화합을 기치로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과 민주당 지지층을 향한 구애전을 본격화했다.

문 후보는 지난 16일 대선 후보 확정 이후 일자리혁명, 경제민주화 등 정책을 중심으로 한 행보에 방점을 뒀다면, 이제는 대화합과 국민통합을 전면에 내세워 전통적 지지층을 향한 대대적인 세몰이에 나서는 양상이다.

문 후보가 이날 1박2일 일정으로 호남 방문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8일 경북 성주를 찾긴 했지만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해 긴급히 잡은 일정임을 감안하면 이날 호남 방문은 후보 확정 후 첫 지역 일정인 셈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 일정에도 불구하고 광주ㆍ전남 의원들이 오후 7시 문 후보의 광주 행사에 전원 참석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문 후보가 호남민심 껴안기에 나선 것은 예상보다 낮은 호남의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

한국갤럽이 24~26일 유권자 94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신뢰도 95%, 오차 ±3.2%포인트)에 따르면 문 후보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55% 지지를 받아 안 후보(40%)를 앞섰다.

그러나 광주ㆍ전남북에서는 문 후보가 42%로 안 후보(51%)에게 뒤졌다. 지지율이 가장 높아야할 민주당의 심장부에서 안 후보에게 밀리는 상황인 것이다.

문 후보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제시한 당의 대화합과 국민통합을 위한 5가지 과제는 호남 민심의 지지를 호소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참여정부 초기에 있었던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으로 인한 분열의 상처, 2007년 대선 때 있었던 분열의 상처를 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2003년 참여정부 출범 후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구(舊) 민주당이 구태정치로 비치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받은 자존심의 상처와 배신감을 다독여야 한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또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이 친노(親盧ㆍ친노무현)와 비노(非盧) 진영으로 양분돼 비노 진영이 탈당후 신당을 만들고 결국 대통합민주신당을 통해 다시 결합하는 과정에서 생긴 앙금을 털어내야 한다는 뜻으로도 여겨진다.

문 후보는 “아직도 당에 남아있는 호남, 비호남, 또는 친노 비노 이런 분열의 프레임을 깨끗하게 극복해야 한다”며 “지난번 치열했던 경선을 이제 단결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쇄신과 함께 통합을 선거전의 주된 화두로 삼아 지지층 확산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가 보수 진영의 인사로 분류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은 이런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선대위를 구성하면서 친노 인사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경선 경쟁자 캠프나 중립지대에 있던 사람들을 대거 중용한 것 역시 ‘용광로 선대위’를 통해 당내 화합을 끌어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민주당도 ‘민주 적자론’을 거론하며 문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문 후보는 호남에서 ‘5 대 3’ 내지 ‘5 대 4’ 정도로 안 후보에게 뒤지지만 초기와 비교해 격차를 상당히 좁힌 것”이라며 “당의 정통후보로서 대선 경쟁력과 국정운영능력을 인정받으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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