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문제 관련 고위급 협의채널 제대로 가동안돼
일본의 전방위 독도 공세로 촉발된 한일간 외교갈등이 양국간의 북한문제 공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북일 적십자 회담에 이어 일본인 유골 반환 문제와 관련된 북일 정부간 회담이 29일 진행되지만 한일간 고위급 협의채널이 가동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한미일은 북핵 공조 파트너로 그동안 북한 문제에 대해 3각 공조를 해왔으며 일본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아시아ㆍ대양주 국장은 지난 22일 미국에서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을 만나 북일 회담 등에 대한 의견 교환했다.
일본은 북한과의 회담 전에 우리측과도 6자회담 수석대표급의 수준에서 관련 협의를 진행하길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맥락에서 일본측 일각에서는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일본 방문설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27일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임 본부장의 방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정부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만 양국 간에는 실무채널에서는 북한 관련 교류가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한일간에 북한문제와 관련한 고위급 협의가 원활하지 못하는 것은 일본의 도발로 인한 독도 갈등으로 북한 문제 협의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스기야마 국장이 독도 문제와 북핵 문제를 동시에 맡고 있는 점도 애매한 대목이다.
한일간의 이런 상황은 양국 모두에게 마이너스지만 특히 일본의 손해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이 자국 최대의 정치 현안인 납북자 문제에서 진전을 보려면 한미와의 공조도 절실하다는 이유에서다.
북핵을 포함, 북한 문제의 전반적 진전 없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만 해결되기 어렵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나아가 향후 북핵 6자회담 등 동북아 정세 대응 과정에서 일본이 입지를 강화하려면 한국과의 협력 및 한미일 공조체제 유지가 필요하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 견해다. 일본은 그동안 6자회담 재개 협의 과정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정부 안팎에서는 일본이 무리한 독도 도발로 동북아에서의 역할과 운신의 폭을 스스로 좁히고 있다는 비판론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