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7~9급 합격자 점수의 ‘불편한 진실’

서울시 7~9급 합격자 점수의 ‘불편한 진실’

입력 2012-08-10 00:00
수정 2012-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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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시험에서 영어의 중요성이 또다시 확인됐다.



올해 서울시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영어가 가장 어렵게 출제되면서 당락을 좌우하는 과목 구실을 했다. 반면 전공과목 대부분은 필기시험 합격자 평균점수가 90점 안팎으로 쉽게 출제됐다. “‘쉽게 출제해야 수험생들의 선택을 많이 받고, 그래야 전공 영향력이 커진다’고 생각하는 출제위원들의 이해 계산 때문”이라는 게 고시촌의 지적이다.

8일 서울신문이 올 서울시 공무원 7~9급 공채시험에서 채용규모가 큰 8개 직렬의 과목별 합격자 평균점수를 정보공개 청구·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서울시가 직급·직렬별 과목 평균점수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청구대상 직렬은 9급 일반행정·지방세·보건·일반토목·건축직과 7급 일반행정·일반토목·건축직 등이다.이들 직렬 합격자의 전과목 평균는 77.22(7급 건축)~88.08점(9급 보건)으로 직렬별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과목별 점수는 사정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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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 일반토목 영어 vs 토목설계 30점차

특히 영어과목은 거의 대부분의 직렬에서 점수가 가장 낮았다. 7급 일반토목직 필기합격자의 점수는 60.22점, 9급 일반토목직 60.82점, 9급 건축직 66.28점으로 대학학점의 ‘D’정도다. 또 7급 건축직(70.8점), 9급 지방세직(71.17점), 9급 일반행정직(72.56점), 7급 일반행정직(73.28점)도 70점을 간신히 넘긴 수준이다. 영어 성적이 가장 높은 9급 보건직도 74.53점에 불과했다.

반면 직렬 전공 과목은 매우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7급 일반행정직의 행정학 과목 필기합격자 평균은 93.44점, 경제학원론 93.5점 등이다. 한 문제당 5점인 시험이라서, 필기시험 합격자들이 대부분 1문제 정도만 틀렸다는 결론이 나온다.

7급 일반토목직의 전공 과목격인 물리학개론 과목의 평균도 92.44점, 응용역학 85.78점, 토질역학 80.22점 등으로 나타났다. 또 9급 일반행정직 행정학개론 과목의 평균점수는 85.72점, 9급 지방세직의 지방세법은 89.33점, 9급 보건직 보건행정 93.78점, 9급 일반토목직 토목설계 90.82점, 9급 건축직 90.85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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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7급 건축직의 건축시공학 과목의 필기합격자 평균은 63.8점으로 이 직렬 7과목 중 가장 낮았다.

●9급 보건 보건행정 93.78점 가장 높아

이렇게 전공과목이 쉽게 출제되는 것에 대해 한 전문가는 “문제를 출제하는 교수들의 복잡한 셈법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교수들이 자기 전공과목을 어렵게 출제하면 그 과목 지원자가 줄어들 수 있고, 그러면 그 과목 수험생이나 영향력이 줄고 심지어 그 전공학과 입학생도 줄어 결국 교수들에게도 손해로 돌아올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어렵게 출제하는 것을 꺼린다.”고 이 전문가는 설명했다.

과목별 난이도에 따른 수험생들 선호도는 선택과목이 있는 이번 필기 합격자들의 7급 일반행정직 선택과목 평균점수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평균이 93.5점인데다 7급 국가직 필수과목인, 경제학원론을 선택한 올해 응시자는 8427명이다. 하지만 평균이 80.5점에 불과한 지방자치론을 선택한 응시자는 30% 수준인 2555명에 불과하다. 또 지역개발론을 선택한 응시자 가운데 필기시험 합격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한국사도 쉽게 내 시험 계속 유지할 듯

한국사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매년 쉽게 출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올해 5급 공채 한국사시험이 한국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됐다. 이 때문에 7~9급 공무원 시험의 한국사도 이렇게 대체될 것이라는 일부 수험생의 전망이 나온다. ‘한국사 출제 교수들이 문제를 쉽게 출제해 ‘한국사시험유지 여론’을 형성하려고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올 서울시 7~9급 필기합격자의 한국사 평균점수는 84.8(7급 건축)~94.53점(9급 보건)으로 매우 높다. 90점을 넘은 직렬도 이번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8개 직렬 가운데 7급 일반토목직, 9급 건축·보건·지방세직 등 4개에 달한다. 이번 서울시 공무원 채용시험은 이달 27일~9월 3일 면접시험을 거쳐 같은 달 20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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