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inside] 여야 대선주자 8人의 스타일 大戰
초 단위로 바뀌는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지도자는 아무래도 매력이 없다. 시대에 따라 대권 주자들의 스타일도 변해야 산다. 경제 개발이 한창인 1970~80년대는 카리스마 넘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2대8 가르마’가 인기를 끌었지만 민주화가 진행되고 인터넷이 등장한 1990년대 후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젊어 보이려고 ‘스리 버튼’ 재킷을 입고 컴퓨터 자판을 치는 모습을 연출했다. 12월 대선을 180일 앞둔 22일 여야 대선 주자 8명의 스타일을 분석했다. ‘이미지’ 전문가들은 2012년 유권자들에게는 솔직 담백하고 친화적이며 정의롭고 개혁적인 이미지의 대선 주자가 어필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단정하고 깔끔하면서도 서민적인 차림을 즐긴다. 강 소장은 “사람들은 고급스러운 옷차림을 할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의외로 블루 셔츠나 면바지, 청바지를 즐겨 입는다.”고 평가했다. 악수하는 자세는 침착하고 신중한 느낌을 준다. 다만 톤이 얇은 화법은 연설에는 적당하지 않아 훈련을 통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에 대해 강 소장은 “눈썹을 다듬지 않는 점 등 편안한 이미지로 ‘옆집 아저씨’ 같다.”고 평했다. 화법에서는 “톤이 높지만 딱딱 떨어지다 보니 보수 이미지를 준다.”고 분석했다. 정 소장은 “4계절 중 겨울 이미지로, 흰색 셔츠와 흰머리가 잘 어울리지만 외모에 별 신경을 안 쓴다.”고 했고 화법은 직설적이면서도 저돌적이라고 봤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서민 이미지가 강하다. 강 소장은 “합리적 카리스마가 넘치고 활짝 웃는 표정이 보기 좋지만 풍요로운 이미지를 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헤어스타일을 2대8 가르마에서 3대7 정도로 바꾸고 청바지에 티셔츠를 즐겨 입으면 좀 더 젊어 보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야권 주자들의 평점은 어떨까. 공통적으로 ‘카리스마’가 약하다고 진단됐다.
범야권 1위를 달리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뜨는 데는 스타일도 한몫했다는 게 중론이다. 안 원장의 살짝 흘러내리는 ‘깻잎머리’와 노(no)타이가 대표적이다. 정 소장은 “깻잎머리는 예술가적이고 자유로운 개성과 비권위적인 리더십을 강조하는 데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큰 얼굴을 가리기 위한 위장 효과도 탁월하다고 평했다. 다만 안 원장의 화법은 우유부단하고 약한 이미지를 만든다고 분석했다. ‘아직은’ ‘일단은’ 등의 표현은 지나치게 조심스러워 보여 지도자감으로는 유약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가식 없는 최고경영자의 좋은 이미지가 있지만 대선 후보로서 검증받지 않은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추진력 있는 이미지가 필요하다.”며 직설 화법을 강조했다. 부드럽지만 약한 이미지를 보완하기 위해 눈에 ‘영구 아이라인’을 하는 것을 권하기도 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온화한 학자 이미지”로 요약된다. 강 소장은 “온화하고 지적인 이미지는 좋은데 카리스마가 약하다.”면서 “하얀 머리와 검정 금속테 안경 등 시선을 끄는 색깔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선 출정식 때 강인한 인상을 주기 위해 특전사 배지를 달고 나온 것도 ‘오버’라고 지적했다. 최근 문 고문은 안경테를 바꿔 가며 이미지 변화를 시도하는 중이다.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젠틀맨’ 이미지다. 내성적이고 신사적인 느낌이 강해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는 게 흠이라고 설명했다. 중저음의 문 고문과 달리 톤이 높은 목소리지만 화법이 너무 진지하다는 게 문제로 꼽힌다. 작고 아래로 처진 눈은 선한 인상을 준다. 대신 카리스마가 부족한 느낌을 준다. 정 소장은 “민심대장정 당시 덥수룩한 수염 인상이 강했다.”고 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2대8 가르마’로 다소 나이 들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신 얼굴이 통통하고 눈이 길고 쌍꺼풀이 없는 점은 특히 중년 여성들에게 설득력이 있을 수 있다. 직설적이고 유머러스한 화법과 좋은 풍채가 돋보인다.
강주리·황비웅·송수연기자 juri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