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가 15일 남쪽과 비슷하고도 또 다른 북한 인사법에 대해 소개했다. 북한은 전통적인 ‘조선절’을 발전시켜 큰절은 45도, 평절은 15도 정도로 허리를 굽혀 하는 방식이 장려되고 있다. 북한은 이같은 인사 방식이 서로 손을 쥐거나 얼굴을 맞대지 않기 때문에 위생적으로 좋은 인사법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악수는 북한 전통 방식이 아닌 서양식 인사법이라며 머리 숙이는 인사법이 맞다는 것이다.
머리 숙여 인사하는 것은 남쪽도 비슷하지만, 북한에서는 초면에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남쪽과 다르다. 북한은 신분 사회라 모르는 사이에 먼저 인사를 하면 자신이 상대방보다 신분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 신분이 확인될 만큼 잘 알거나, 또는 소개가 있을 때 인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가 아무리 나이가 어린 사람이어도 당 간부 신분이라면 먼저 인사를 해야 하는 게 북한식 예의다.
흥미로운 점은 인사에도 ’수령에 대한 인사’와 ’인민 사이 인사’가 구분된다는 것이다. 허리를 90도까지 굽혀 하는 인사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과 그 가족에게만 허용된다. 허리를 깊이 숙이는 인사는 김일성 동상 앞에서나 할 수 있는 공개 인사다. 한 탈북자는 “이웃 어른에게 45도 정도 굽혀 인사를 하지만, 90도까지 하는 인사는 오직 김일성, 김정일에게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선 주민들이 간부들에게 90도로 인사하면 인사를 받은 간부가 오히려 당황해 한다. 개인 우상화로 비쳐져 누군가에게 모함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포커스는 “고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 때 꽃다발을 전달했던 아이들도 대통령 부부가 머리에 손을 얹으며 인사할 뿐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또 고 노무현 대통령이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었을 때 당시 통일 전선부 부부장이 마중 나왔지만 머리를 전혀 숙이지 않고, 단지 악수만 했다.”면서 “고개를 숙이는 것은 김정일과 그 가족에게만 허락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 당국의 예절은 오직 ‘김정일 정권’에게만 해당하는 예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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