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늘어 반대” 최다…다음달 시행 계획 ‘급제동’
18일 재정부에 따르면, 직장협의회가 최근 과장급 이하 공무원 7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9.8%(497명)가 8-5제 시행에 반대했다. 찬성한 직원은 23.6%(168명)에 그쳤다. 반대 이유는 ‘근무시간만 늘어날 것’(66%)이 가장 많았고 ‘생활패턴을 바꿔야 하는 부담감’(20.2%)이 뒤를 이었다. ‘강제적이어서 거부감이 든다’는 답변(6.7%)도 있었다.
특히 반대 응답자 49.5%(253명)는 8-5제 시행이 강행될 경우 9-6제(9시부터 6시 근무)나 10-7제 (10시부터 7시 근무)등 유연근무를 신청하겠다고 답했다. 8-5제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큰 것이다. 8-5제를 일단 체험해보겠다는 응답은 10.6%에 불과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부터 8-5제 아이디어를 주장해왔으며, 행정안전부에도 전 부처 공무원 대상으로 시행을 제안했다. 공무원들이 일찍 퇴근해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 등 여가활동을 하면 내수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것이다. 또 저녁 7시 이전에 식사를 해야 뇌졸중 예방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행안부가 반대의견을 밝히자 박재완 장관은 다음 달부터 재정부 직원들만 대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재정부 직원들의 반대가 워낙 심해 실제 시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관계자는 “8-5제 까지는 아니더라도 유연근무제 등을 통해 근무제도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정부 주변에서는 “재정부의 가장 큰 역할은 유럽재정위기 등으로 불안한 경제를 살리는 데 있는데, 8-5제 같은 지엽적인 사안에 신경을 쓰는 것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도 나오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