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정권재창출ㆍ19대국회 안정운영 위해 적극 모색 당세 약화 선진 ‘독자노선’ 강조 속 연대 가능성
새누리당이 4ㆍ11총선에서 거둔 ‘턱걸이 과반’이 정치권의 보수대연합을 재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12월 대선이 보수-진보진영 후보의 양자구도로 흘러갈 가능성 속에 세(勢)결집이 요구되고 있는데다 새누리당은 일부 당선자의 탈당으로 과반선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이 짧게는 민생법안이 걸린 19대 국회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길게는 12월 대선에서의 정권재창출을 위해 보수 성향의 자유선진당과의 합당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제수 성추행’ 논란을 빚고 있는 새누리당 김형태 국회의원 당선자가 18일 탈당하면서 새누리당의 의석은 과반보다 1석 많은 151석으로 줄어들게 됐다.
논문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문대성 당선자에게까지 출당을 포함한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수 있어 1석이 추가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19대 국회부터는 과반 이상의 제1당이 독단적으로 쟁점법안을 처리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24일 본회의를 통과하는 국회법 개정안(일명 몸싸움방지법안)은 여야간 쟁점법안의 처리에 전체 의원의 60%인 재적 5분의3 이상(181석)의 찬성을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 현기환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유선진당과의 합당 가능성에 대해 “건전한 보수세력이면 분화될 것이 아니라 힘을 하나로 합치는 게 좋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큰 틀에서 하나로 가는 것이 더 아름답다”면서 “가급적 빠르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올해초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미래희망연대와의 합당 모델인 ‘당대당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 하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14석을 갖고 있는 선진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3석, 비례대표 2석 등 5석으로 줄어들어 사실상 당의 존폐가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다.
선진당은 독자 정당으로 남는다는 방침 하에 5월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할 계획이나, 정가에서는 새누리당과의 연대를 모색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이다.
당세가 기운데다 대전ㆍ충남에서의 영향력도 약해져 새누리당과의 통합 가능성까지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당원들의 중지를 모아 당의 정체성을 확대 강화하고 지지기반을 넓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과의 연대나 통합 문제에 대해 “독자적 영역을 확대해 대선 정국에 임하고 정치개혁이나 나라 장래에도 기여하겠다”고 ‘독자노선’을 강조하면서도 “선진당이 좌파주의나 종북노선에 반대하는 것은 틀림없는 만큼 앞으로 어떤 구도로, 어떤 협력이 전개될지는 단정할 수 없다”며 연대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선진당의 최대주주인 이회창 전 대표도 총선에서의 보수연합에는 부정적이었으나 대선과 관련해서는 “본격적으로 보수대연합을 논할 시기가 되면 보수의 가치에 동조하는 어느 세력과도 협조하거나 상의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연대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이인제 비대위원장과 새누리당의 과거 ‘악연’이 껄끄럽게 작용할 소지는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997년 새누리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소속이었던 그는 그해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했다가 당시 이회창 후보에게 패하자 탈당했다.
그가 국민신당 후보로 대선출마를 강행했으나 500만표로 3위에 그쳤고 이 과정에서 보수진영 표가 분열되면서 여권은 김대중 후보에게 대권을 내줘야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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