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물갈이’에 뒤숭숭..‘생사여탈권’ 쥔 공천위원 비판은 자제‘전략공천ㆍ하위 25% 컷오프’가 최대 관심사
한나라당 4ㆍ11 공천 작업이 2일 막이 올랐다.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이하 공천위)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를 갖고 공천심사 로드맵 등 공천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현역이 최대 50%까지 탈락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면서 소속 의원들은 공천위 심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략공천 지역이 어디가 될지, 경쟁력지수와 교체지수를 통한 하위 25% ‘컷오프’의 대상은 누가 될지 등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눈은 여의도로 쏠려 있다.
◇ ‘현역 50% 물갈이’ 설에 뒤숭숭 = 권영세 사무총장은 전날 라디오에 출연, “하위 25% 탈락에 전략지역과 용퇴자까지 고려하면 어느 지역이든 절반 가까이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친이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심위원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공천안을 그대로 적용하면 물갈이 폭이 절반이 훨씬 넘을 것으로 본다”고 공감했다.
다만 서울 강남권이 지역구인 한 의원은 “미리 다 비워놓고 나서 인재를 찾는 것은 맞지 않다”며 “자칫 특정 지역은 무조건 한 번만 하는 지역이라는 인식이 박히면 오히려 안좋다”라는 반박했다.
부산의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물갈이 폭이 35%도 될 수 있고, 50%도 될 수 있는 것이지 사람을 무 자르듯 하기는 힘들지 않느냐”는 의견을 내보였다.
친이(친이명박)계 한 의원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법을 통해서라면 50% 물갈이를 피할 방법은 없다. 다만 문제는 그만큼 영입을 준비했느냐”라며 “준비없는 물갈이를 했을 때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도 공천하지 못하고 결국 나중에 가서 다시 공천해야 하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는 점이 걱정된다”고 공감했다.
이 의원은 친이계 인사들에 대한 인위적 물갈이가 생길 지에 대해서는 “당이 정말 걷잡을 수 없는 분란으로 빠져들고 대선과 붙어있는 이번 총선에서 참패할 게 자명한 만큼 그렇게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비해 비례대표들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강남권을 노리는 한 비례대표 의원은 “난 지역구가 아니어서 그렇지만 지역구 의원들은 물갈이를 많이 해야 한다고 하니 불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달 31일 끝난 당무감사 결과에 대한 ‘자기 세일즈’에도 열을 올렸다. 당무감사는 공천에 결정적 자료는 아니지만, 공천위원들이 공천 심사를 위해 활용하는 기본 자료이기 때문이다.
김용태 의원은 “저는 서울에서 1등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당무감사란게 책임당원이 얼마인지, 평소 지역구민들과 어떻게 의사소통을 했는지 등을 평가하는 것 아니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산의 한 친박 의원은 “부산에서는 상위권이라고 하더라. 결정적 기준은 아니지만 공천위원들에게 참고가 되는 거니까..”라며 은근히 기대감을 피력했다.
◇ 공천위원들에겐 ‘저자세’ = 부산의 한 의원은 “자진 사퇴한 진영아 공천위원 건은 실수라고 치더라도, 불신이 누적되면 공천심사 결과에 불만이 있는 사람이 이런저런 트집을 잡으면서 결정에 불복할 빌미를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공천위원들에 대한 평가에 조심스러워했다. 공천위원이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실명 코멘트’를 강조하던 한 의원은 공천위원 평가를 부탁받자 “공천위원의 눈치를 보는 사람으로 말하기가 그렇다”면서 익명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다른 의원들도 관련 질문에 “민감한 질문은 하지 마라”, “이름은 쓰지 말아달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부산의 한 친박 의원은 공천위원 자격논란에 대해 “우린 시험보는 수험생이니까 이러쿵저러쿵 말할 입장이 아니다”면서 “100점짜리가 어딨냐? 100점 짜리 (공천심사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 낙동강ㆍ강남벨트 전략공천지 촉각 = 비상대책위가 마련한 ‘지역구 20% 전략공천’, ‘현역의원 하위 25% 공천배제’ 기준이 공천심사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실현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비대위가 공천개혁의 ‘총론’만 제시했을 뿐 정작 의원들의 생사를 결정지을 구체적인 실행 방식은 공천위의 몫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당장 전통적인 강세 지역, 즉 ‘강남3구’나 영남권 의원들이 본인의 지역구가 전략공천지로 선택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서울 강남권의 한 의원은 “무조건 강남 10개 지역에 외부 인사를 집어넣겠다는 것은 일의 선후가 맞지 않다”며 “정말 괜찮은 인물을 찾아놓고 나서 이들을 배치할 지역을 고르는게 순서”라고 말했다.
부산지역의 한 의원도 “영남이나 강남이라고 하더라도, 무조건 유력인사가 출마를 원한다고 현역 의원을 배제해서 전략공천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원들 사이에서는 유력한 전략공천 후보지에 대해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산지역의 한 의원은 “몇 개 지역을 거점지역으로 선정해 전략공천한다면 경남권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낙동강벨트’가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서울지역의 다른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원이 나경원 전 서울시장 후보의 서울 중구 출마를 비판한 데에 대해 “김 비대위원의 말을 듣는 순간, 중구도 전략지역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일방적으로 특정 지역에 대해 전략공천을 밀어부치면 한나라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와 표를 나눠먹어 결과적으로 야당 후보를 도와줄 수 있다”며 “전략공천 뿐만 아니라 전략 무(無)공천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략공천 문제가 주로 ‘텃밭’ 지역구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면 경쟁력지수와 교체지수를 기준으로 하는 ‘현역 25% 컷오프’는 강세ㆍ약세 지역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의원들을 사정권에 두고 있어 당내 폭발력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약세 지역구의 한 의원은 “내 지역이 전략지역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에 관건은 내가 25% 컷오프에 해당될지 여부”라며 “25% 기준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나선다면 잡음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의 다른 의원은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보돼야만 ‘25% 솎아내기’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며 “공천위가 잘 핸들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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