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 제안 ‘의원 기득권 포기’ 문건 보니

비대위원 제안 ‘의원 기득권 포기’ 문건 보니

입력 2012-01-26 00:00
수정 2012-01-2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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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진 잘못 연대책임 반말·욕설·폭력 추방” 흡연금지 황당 제안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현역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포기를 통한 쇄신을 추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비대위는 첫 회의에서 의원들의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기로 한 데 이어 계속해서 기득권을 내려놓는 방안을 준비해 왔다. 당 안팎에서도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본질적인 ‘특권 포기’가 아닌 외형상 보여주기용 안들이 제기되면서 쉽게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최근 비대위 회의에서는 한 외부 비대위원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대국민 약속’이라는 제목의 문건과 함께 기득권을 버리자는 취지로 8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통상 국회의원의 특권으로 알려진 200여개 가운데 ‘기득권’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 10여개에서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시된 8가지 약속을 3번 이상 어길 경우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결의도 담겼다.

문건에는 먼저 반말이나 욕설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폭력을 쓰지 않겠다는 다짐이 적혔다. 그동안 유독 한나라당 의원들의 설화(舌禍)가 잇따랐던 만큼 ‘막말 정치인’을 걸러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또 매년 새해 예산안 처리를 비롯해 여야 간 첨예한 대립으로 빚어진 폭력국회의 오명을 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항공기를 이용할 경우 이코노미석에 탑승할 것과 철도요금이 추가로 발생했을 경우 코레일이 부담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현재 국회의원들은 국유 철도와 비행기, 선박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철도공사나 항공사들이 공영·민영으로 운영되는 만큼 대부분의 교통수단 요금은 국회사무처에서 의원들의 의정활동 여비로 지원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 문건에는 골프를 치지 않겠다거나 담배를 태우지 않겠다는 등 의정활동과 무관해 보이는 다소 황당한 방안도 포함돼 있어 비대위 내에서도 비현실성이 제기됐다.

다만 의원 보좌진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논의 필요성도 높게 점쳐진다. 특히 가족 및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임용하지 않겠다는 데에는 비대위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문건에는 또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과 같이 보좌진들의 잘못이 드러날 경우 의원이 함께 연대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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