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이미지’ 강화..정책홍보 일부 문화부 이관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외교안보수석실 산하에 대외전략기획관을 신설하고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을 승진 발령한 것은 향후 대북정책 기조에서 균형을 잡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분류되는 김 대외전략기획관의 승진은 우선 현 정부 출범 이후 4년간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미동맹 강화라는 성과를 낸 데 대한 배려의 성격이 짙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대외전략기획관 신설에 대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변화하는 한반도 정세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늘어난 통상ㆍ외교 분야에서 대통령을 보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번 대외전략기획관 신설이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대북 기조를 둘러싼 정부 내 ‘견제와 균형’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적지않다.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보수 성향의 학자 출신인 김 기획관은 그동안 대북정책에서 원칙론을 강조해왔다.
김 기획관은 앞으로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할 수 있고, 국무회의에도 배석할 수 있게 돼 자신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지난해 ‘8ㆍ30 개각’에서 통일정책의 수장으로 입성한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줄곧 대북 유화론의 선봉에 서왔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지난해 말 김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정부 내에서는 대북기조를 놓고 원칙론과 유화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 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 2일 신년연설을 통해 기존 대북원칙을 바탕으로 남북 간 대화ㆍ협력으로 가는 길을 열어놓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대북(對北) 정보력 부재 문제로 정치권에서 ‘경질론’이 제기됐던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한 정부 내 외교안보 라인이 유임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원 국정원장에 대한 대통령의 신임이 여전히 두텁다”면서 “외교안보 라인은 교체없이 그대로 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하금열 대통령실장이 최근 청와대 내 ‘조직 장악력’을 높이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기획관리실장이 주재하던 매주 목요일 ‘대통령 일정조정회의’를 지난주부터 하 실장이 직접 주재키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는 ‘대통령 이미지(PIㆍpresidential identity)’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정책홍보 기능 일부를 이관하고 관계기관 홍보회의를 비공식적으로 정례화하기로 한 것도 집권 5년차를 맞이해 국정홍보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후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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