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내년 총선 누가 득볼까… 정치권 계산 분주

‘김정일 사망’ 내년 총선 누가 득볼까… 정치권 계산 분주

입력 2011-12-26 00:00
수정 2011-12-2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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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준비된 대권’ 박근혜 띄우기 野, 경직된 대북정책 비판 주력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정치권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자 득실계산에 골몰하고 있다. 안보 위기 정국은 집권 여당의 전형적인 ‘호재’지만 과거 ‘북풍’(北風) 때와는 사뭇 다른 측면도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총체적인 대북정보 난맥상이 드러난 데다 조문정국으로 인한 남남갈등 역시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처럼 첨예하진 않은 모습이다.

이에 따라 여당은 내년 총선에서 대권주자인 박근혜 비상대책원장의 준비된 면모를, 야권은 북한 조문을 계기로 경직됐던 대북정책 비판을 내세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25일 “김정일 사망을 계기로 대북 정보능력에 관한 정부의 총체적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면서 “이런 약점에 대한 공격에서 집권여당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천안함·연평도 사태 때와는 상황이 다른 만큼 일반적인 북풍 정국처럼 보수 대집결을 무턱대고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김정일 사망 시점, 대중국 외교의 경직성이 계속 여론의 도마에 오르면 오히려 야권에 유리한 선거상황으로 역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여당 내에선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가 ‘위기를 기회 삼아’ 총선 국면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난주 청와대 단독회동 때 박 위원장이 안보정책을 크게 지적하진 않았지만 총선에선 어떤 식으로든 현 정부와의 차별성을 내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가다듬어 온 외교안보 정책과 위기관리능력을 내세우며 ‘준비된 여당’이란 점을 최대한 부각시켜야 한다는 계산이다.

반면 야권은 김 국방위원장 사망이 내년 총선에 이례적인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형적인 보수 이슈였던 안보가 오히려 김 위원장 사망 진위 논란, 현 정권의 대북정보 공백 등으로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판단이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26일 조문 방북을 절호의 기회로 반기는 분위기다. 이 여사가 조문 후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사업 재개 등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녹일 선물 보따리를 가져올 경우, 총선을 불과 4개월 앞두고 불안한 민심도 추스르고 표심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정부 조문 방침을 따르는 박근혜 위원장을 “현 정권과 차별성이 없다.”며 비판하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의 방북 조문 허용을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김 위원장 사망 정국이 오히려 야권에 독이 되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시민사회세력과의 결합 등 야권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통합 일정이 안보 정국 속에서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김정일 사망으로 야권 통합이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통합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김정은 통치시대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안개 상황에선 여론이 대북 정보력 미흡 같은 정책 실패를 탓하기보다 정부·여당에 더 기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따라서 총선 이후 12월 대선 시즌으로 넘어가면 사실상 김정일 사망의 ‘약발’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내부 시각도 있다.

이재연·강주리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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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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