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 박원순’ 택했다

서울 ‘시민 박원순’ 택했다

입력 2011-10-27 00:00
수정 2011-10-27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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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나경원 누르고 시장 당선… 한국정치 지각변동 예고

범야권 박원순 후보가 26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눌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11개 기초단체장 선거 중 후보를 낸 8개 지역에서 모두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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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박원순 서울시장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정치판에서 무명에 가깝던 박 당선자의 승리는 단순한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 차원을 넘어 기성 정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시민사회의 에너지를 함축한 것이어서 향후 한국 정치의 지각변동을 불러올 진앙으로 평가된다.

박 후보는 27일 오전 1시 현재 개표가 93.58% 진행된 상황에서 53.3%를 얻어 46.3%에 그친 나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박 당선자는 20~40대에서 집중적인 지지를 얻었고,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에서 나 후보를 압도했다. 특히 직장인들이 출퇴근 시간대에 대거 투표해 박 후보 승리의 큰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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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되자 서울 안국동의 캠프 사무실을 찾아 “시민이 권력을 이겼고, 투표가 낡은 시대를 이겼다.”면서 “연대의 정신은 시정을 통해 구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당선자의 승리로 기존 정당정치 체제를 해체하려는 흐름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등 야당과 시민사회 세력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통합 작업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정당과 시민사회 진영의 힘겨루기가 벌어질 수도 있다. 특히 박 당선자에게 후보 자리를 과감하게 양보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계 개편의 중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민들에게 혹독한 심판을 받은 한나라당은 큰 충격에 빠졌다. 정국 주도권을 잃은 것은 물론 지도부 책임론을 놓고 내분에 휩싸일 우려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지역 현역 의원들의 동요도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가 나 후보를 적극 지원했는데도 패배해 ‘대세론’이 흔들리게 됐다는 점이 한나라당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나 후보는 “시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정치권이 더 반성하고 더 낮은 자세로 나아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다 회복했기 때문에 이겼다고도 졌다고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투표율은 48.6%에 이르렀다. ‘대선 전초전’으로 불릴 정도로 이번 선거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평일에 치러진 선거였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42개 지역에서 치러진 이날 재·보선의 전체 평균 투표율은 45.9%를 기록해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졌던 2007년 12·19 재·보선(64.3%)을 제외하면 역대 최고 투표율을 보였다.

한편 27시 0시 현재 부산 동구청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집중적으로 지원한 민주당 이해성 후보를 누르고 당선돼 부산 지역에서의 ‘야권 바람’을 차단했다.

한나라당은 서울 양천구청장(추재엽), 대구 서구청장(강성호), 강원 인제군수(이순선), 충북 충주시장(이종배), 충남 서산시장(이완섭), 경북 칠곡군수(백선기), 경남 함양군수(최완식) 등 후보를 낸 8개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전북 남원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이환주 후보, 전북 순창군수에는 민주당 황숙주 후보가 당선됐다. 경북 울릉군수 선거에서는 무소속 최수일 후보가 당선됐다.

이창구·강주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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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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