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ㆍ보수진영, 각각 ‘제3세력’ 출범시키나

진보ㆍ보수진영, 각각 ‘제3세력’ 출범시키나

입력 2011-09-25 00:00
수정 2011-09-2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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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發 정계개편 가능성..10ㆍ26 서울시장 보선 분수령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각각 독자 후보를 낸 진보, 보수 양대 시민사회단체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들이 단순히 이번 선거를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제3세력화하거나 제3정당 창당을 모색하고 있다는 얘기가 여의도 정가에서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이른바 시민단체발(發) 정계개편론이다.

실제 양 진영은 ‘시민후보’를 낸 데 그치지 않고 범여, 범야권의 통합후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기성 정당과의 한 판 승부를 각오하고 있다.

현재 야권에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통합후보 선출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여권의 경우 이석연 변호사(전 법제처장)가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기적을 일으키겠다며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과의 ‘일전’을 벼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기성 정치권이 이미 국민적 신뢰를 잃은 만큼 당(黨) 간판이 아니라 시민후보의 타이틀로 선거에 나서야 승리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들이 이번 선거를 정치권의 새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계기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즉, 박 변호사와 이 변호사가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 간판으로 승리할 경우 그 여세를 몰아 내년 총선국면에서 독자세력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정당’이라는 정치적 지향점과 실체가 뚜렷한 조직까지는 아니더라도 진보ㆍ보수 이분법으로 나뉜 현재의 정치 구도를 깨려는 제3 정치세력화의 시도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박 변호사 뒤에 ‘박근혜 대세론’을 무색케 하며 일약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이 변호사 뒤에 보수적 가치를 대표하는 거물급 인사중 한 명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각각 포진해 있다는 점이 이런 분석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일각에선 양 진영이 이미 내년 총선, 대선 플랜까지 구상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박 변호사와 이 변호사의 움직임 역시 간단치 않아 보인다. 이들의 행보가 향후 정국의 흐름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찌감치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박 변호사는 범야권 통합후보 선출 후의 거취, 즉 민주당 입당 여부에 대해 “분명한 것은 야권 단일후보가 되는 것이고, 나머지 문제는 그 이후에 고민하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시민후보로서의 완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그의 무소속 정치실험이 성공할 경우 안 원장과 박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제3세력 등장 가능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변호사 역시 연일 “한나라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연연하지 않고 큰 길로 가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특히 별도의 정당 여부에 대해서도 “항상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하지만 제3세력 내지 제3당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역대로 개인기를 바탕으로 창당한 사례가 적지 않으나 성공한 사례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 1997년 대선 당시 신한국당 이인제 후보가 당내 경선 결과에 불복하며 탈당해 국민신당을 창당했으나 10개월 만에 문을 닫았고, 2002년 대선을 앞두고는 당시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국민통합21을 창당했지만 1년 10개월 만에 해산했다.

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002년 당시 이회창 총재의 제왕적 당 운영을 비판하며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만들었으나 6개월 만에 한나라당과 다시 합당한 바 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25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나라 정치구조 특성상 제3정당이 성공하려면 지역성과 인물성이 결합돼야 하는데 현재의 상황으로는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특정인의 인기를 바탕으로 정치세력화할 경우 곧바로 무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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