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동상 이번엔 ‘투명성 논란’

박정희 동상 이번엔 ‘투명성 논란’

입력 2011-08-18 00:00
수정 2011-08-1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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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설계 도면 등 일절 비공개

북한 평양 만수대의 김일성 동상과 비슷하다는 논란<서울신문 4월 20일 자 8면>을 빚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 사업이 재설계된 도면을 공개하지 않은 채 추진돼 또 다른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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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일성 동상(오른쪽)과 흡사하다는 논란 속에 동상건립추진위원회가 재설계에 들어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당초 동상 응모작 모습. 그러나 추진위는 재설계 내용을 철저히 함구해 또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최근 김일성 동상(오른쪽)과 흡사하다는 논란 속에 동상건립추진위원회가 재설계에 들어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당초 동상 응모작 모습. 그러나 추진위는 재설계 내용을 철저히 함구해 또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17일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박동진)에 따르면 오는 10월 말까지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에 동상을 세워 11월 14일 생가에서 열리는 박 전 대통령 탄생 94주년 기념행사 때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동상 규모 등과 건립 과정은 외부에 일절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3월 추진위가 설계 당선작을 처음 선정한 뒤 도면을 전면 공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동상은 당초 계획보다 축소되고 형태도 바뀌어 제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상 높이는 좌대를 포함해 10.7m에서 5~6m로 두루마리를 쥔 모습으로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루마리는 박 전 대통령의 치적으로 꼽히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뜻한다. 김일성 동상과 유사한 점 가운데 하나였던 옷차림도 코트를 대신해 양복으로 바꿨다. 소박하고 서민적인 모습이 담기길 원하는 유족 측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고 추진위는 전했다. 동상 제작은 김영원 홍익대 미술대 학장이 맡고 있다.

하지만 추진위 측은 “구체적인 동상 제작 내용이 또 일반에 사전 공개될 경우 불필요한 논란과 건립 시기 지연이 우려돼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김일성 논란’에 이어 이번엔 ‘투명성 논란’에 불을 지피고 말았다. 구미 경실련 조근래 사무국장은 “동상의 계획 도면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여론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2011-08-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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