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관방장관 “강력 대응”..정부 ‘日 추가도발’ 주시
국회 독도특위가 독도에서 전체회의를 여는 일정을 하루 앞둔 11일 한ㆍ일 간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이 독도특위 회의에 맞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일본이 추가로 독도 도발을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에서다. 이 경우 우리 정부도 더 높은 수위의 조치를 할 수밖에 없어 외교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의 야당 의원이 울릉도 방문을 시도하고 이에 맞서 우리 정치권에서는 독도특위 개최에 이어 독도특위 상설화 법안을 내는 등 양국 정치권 간 대립이 심화, 정부가 운신할 폭이 크지 않은 점도 ‘독도 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우선 일본은 “강력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전날 독도특위 회의에 유감을 표시한데 이어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작금의 상황을 감안해 보다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본은 외교채널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이런 분위기를 우리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독도특위가 독도에서 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이 대응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정부 내에서는 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를 한국 정부에 공식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날 산케이신문의 보도를 일종의 ‘애드벌룬’으로 보는 시각도 일부 있다.
일본 정부가 독도특위 개최를 빌미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카드를 준비하려고 한국 내 분위기를 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는 일본 외무성의 대한항공 이용 자제령 → 일본 자민당 의원 방한 → 방위백서 발표로 이어진 일본의 도발을 감안할 때 일본 정부가 과거보다 높은 수준의 대응카드를 꺼낼 것이란 판단이 깔렸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독도 부근으로 해상보안청 순시선 등을 파견해 ‘무력시위’를 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일단 일본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일본의 추가도발에 따른 우리 정부의 대응방안에 대한 검토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독도의 영토주권은 우리에게 있고, 우리가 일본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꼭 무슨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는 독도특위의 독도 전체회의가 현 시점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일부 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오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만나 독도특위의 독도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국회가 독도에서 회의하는 것도 우리가 일본에 대해 쓸 수 있는 대응수단의 하나로 전략적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면서 “닭을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쓸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