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부활 20돌(중)] 지방 분권 실태와 문제점

[지방의회 부활 20돌(중)] 지방 분권 실태와 문제점

입력 2011-06-10 00:00
수정 2011-06-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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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행정사무 중앙정부 손에… 여전히 ‘2할 자치’ 머물러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여전히 ‘2할 자치’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중앙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자치의 핵심인 예산과 행정사무를 중앙정부가 틀어쥐고 있어 지방정부는 단순한 ‘대리인’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지방의회와 집행부 간의 수평적 권력배분도 이뤄지지 않아 의회의 역할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올해로 지방자치가 20세 성년이 됐지만 아직도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와 지방의원들의 하나같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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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자립도와 자주 재원의 핵심인 지방세 수입은 지방자치제도가 부활된 1991년보다 오히려 악화됐다.

한국지방재정학회에 따르면 지방재정자립도는 1991년 69% 수준이었으나 올해 51.9%로 17.1% 포인트 하락했다.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자주재원인 지방세와 세외수입 비중이 줄고,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지방교부세와 보조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방세 수입은 1991년 40.4%에서 35.3%로 떨어진 반면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재원인 지방교부세는 1991년 17.3%이던 것이 올해 19.4%로 증가했다. 보조금은 9%에서 21.7%로 2배 이상 늘었다.

●지방의회·집행부 소통부재 심각

또 정부가 분권과 균형발전을 통해 국가사무의 지방이양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2009년 총 행정사무는 4만 2320개로 이 가운데 지방사무는 28.6%인 1만 2105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 3월 경기개발연구원이 펴낸 ‘현 정부 지방분권 정책의 평가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가사무 3365건 가운데 지방이양이 확정된 사무는 1178건에 이르지만 지방이양이 끝난 사무는 4건에 불과했다.

지방의회와 집행부 간의 소통부재와 당리당략으로 인해 주민을 위한 정치를 외면하는 구태가 나타나기도 했다.

조례 제정의 경우 지방의회와 집행부의 출신 정당이 같으냐, 다르냐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였다. 긍정적으로 볼 때 같은 정당일 경우 집행부와 의회가 충분한 소통으로 원활하게 돌아갔다고 볼 수 있지만 부정적으로 볼 때는 그만큼 견제와 감시가 느슨했다는 것일 수도 있다.

서울의 제7대 의회(2006~2010년)와 제8대(2010년~)를 비교해 볼 때 한나라당이 시장과 시의원 80% 이상을 차지하던 7대의 경우 시장이 발의한 조례안 353건이 모두 처리됐다. 이 가운데 204건이 원안대로 가결되고, 129건이 수정 가결됐다. 폐기된 건수는 16건에 불과했고, 철회도 4건에 그쳤다.

그러나 첫 여소야대 상황을 맞은 제8대에서는 상황이 반전됐다. 민주당 시의원이 74.5%를 차지하면서 그동안 시장이 발의한 조례안 48건 가운데 23건만이 처리됐다. 처리된 조례도 원안대로 가결된 것은 9건에 그쳤고, 수정가결 9건, 부결 2건, 폐기 1건, 철회 2건으로 7대와는 달라졌다.

각종 권한이 자치단체장에게 집중되면서 지난 20년 동안 지방의회는 상징적인 기관으로만 존재했다는 평가다.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기 위한 가장 큰 수단인 예산안의 심의, 의결권도 현실에서는 계수조정 이외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권한 단체장에 집중… 의회가 견제 못해

설문에 참여한 지방의원들은 중앙정부가 지방자치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길성 한국행정DB센터 소장은 “지방 재정이 악화되면서 지방세 수입으로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지방자치단체가 60%를 넘었다.”며 “성숙된 지방자치제가 실현되려면 예산과 사무에서 중앙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방의회가 집행부 감시와 견제 기능을 넘어 지역주민의 여론 수렴은 물론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미 지방의회발전연구원 연구부장은 “현재 지방자치는 ‘강한 시장 약한 의원’의 구조로 행정력이 자치단체장과 관료에게 장악되면서 지방의회가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지 못했다.”면서 “다양한 내부적 제도개선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법적·제도적 정비를 통해 ‘강시장 약의원’의 구조를 탈피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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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팀
2011-06-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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