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규용 농식품부장관 후보자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23일 “쌀 직불금을 받은 것은 정당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좀 더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했다.”고 밝혔다.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긴장한 표정으로 질의를 듣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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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위 의원들은 여야를 불문하고 서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에 집중했다. 이례적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이 더 매서웠다. 한나라당 간사인 강석호 의원은 쌀 직불금 의혹과 관련, “잘못했다고 시인하라. 왜 치사한 모양새를 보이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영록 의원도 “실거주지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으로 영농 자체를 할 수 없다. 가짜 농민이다.”라고 꼬집었다. 서 후보자는 민주당 송훈석 의원이 “(직불금 수령이) 부당하거나 부도덕했던 건 시인하느냐.”고 묻자 “네.”라고 수긍했다.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은 서 후보자가 지난해 3월 보유 농지 가운데 279㎡를 1억 7400만원에 매각하면서 양도소득세 2398만여원을 부정 면제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8년 이상 자경농지가 아니면 양도세 면제 대상이 아니다.”라고 따졌다. 서 후보자는 “국세청에서 아직 최종 판단이 나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또 민주당 강봉균 의원 등이 “2006년 지방선거와 2008년 총선을 앞두고 고향에서 출마하기 위해 과수원과 논을 직접 경작한 것처럼 농지원부에 등재하면서 의혹들이 빚어진 것 아니냐.”고 캐묻자 “농지원부는 농민이 신청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규나 현실도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의원들의 추궁이 계속되자 “신중치 못했다.”고 번복했다.
여야 의원들 대다수는 서 후보자의 석연치 않은 해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강석호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자질이나 도덕성 모두 부적격”이라고 말했다. 농림수산부 장관 출신인 최인기(민주당) 농수산위원장도 “부끄럼이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태와 처신에 대해 죄송하다고 하는 게 농민들의 기대에 충족하는 길”이라고 충고했다. 서 후보자는 “개과천선하겠다.”는 말로 끝인사를 대신했다.
홍성규·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2011-05-24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