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주류 원내대표 탄생 ’대반란’

與 비주류 원내대표 탄생 ’대반란’

입력 2011-05-06 00:00
수정 2011-05-06 16:4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재보선 패배 민심이반 확인 속 총선위기감 작용한 듯

한나라당의 6일 의원총회에서 ‘비주류 원내대표’가 탄생하는 ‘대반란’이 일어났다.

한나라당의 충격적인 4.27 재보선 패배 직후 여권에 불어닥친 쇄신의 거센 바람 속에서 고조된 내년 4월 총선과 대선가도의 위기감이 비주류인 황우여-이주영조의 선택을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중립성향의 4선인 황우여 새 원내대표는 약체 후보로 꼽혔다. 따라서 쇄신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여권내 주류로 분류되는 안경률 또는 이병석 후보 중 1명이 원내 지휘봉을 거머쥘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결과는 판이했다. 재보선 패배로 총선 위기감이 급고조된 가운데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다수의 의원들은 주류를 배제하는 이른바 ‘반란’을 선택한 것이다.

소장ㆍ중립그룹 및 친박(친박근혜)계 등 비주류를 중심으로 ‘주류 퇴진론’이 제기된 게 시발점이었다. 안경률, 이병석 후보 등 주류 측은 ‘무한 책임론’으로 맞섰지만 이미 쇄신의 거센 바람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직이 바람을 이기지 못한 셈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목전에 둔 의원들의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재보선에서 민심이반을 확인한 의원들이 당ㆍ국정 운영을 주도해온 주류 측에 대해 ‘옐로우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현 주류에 의한 지도부로는 국민의 변화 요구를 못읽는 것은 물론 당ㆍ정ㆍ청의 근본적 쇄신을 이끌어내지 못함으로써 내년 총선 승리, 나아가 정권재창출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친이 주류의 좌장격인 이재오 특임장관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 장관이 두 차례의 친이계 모임을 소집하는 등 그동안 ‘주류 역할론’을 강조해왔지만 이번 결과로 힘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장 당 운영의 ‘키’를 비주류가 쥐게 됐다는 점에서 이 장관이 역할할 공간은 현격히 좁아졌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이날 1차 투표에서 64표를 받았던 황우여 원내대표가 결선 투표에서 이병석 후보가 1차에서 받았던 33표를 대부분 흡수, 90표를 얻었다는 점은 주류 내 친이상득계의 막판 지지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친이 주류 내에서도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황 원내대표의 탄생에 60명에 달하는 친박계의 조력이 있었다는 점에서 ‘미래 권력’으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대통령 특사로 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전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는 중요한 선거들이 있고 하니 아무래도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행보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친이 주류가 주도권을 쥘 경우 여권 분열을 피하는 차원에서 ‘속도조절’을 하겠지만, 주류의 활동반경이 현격히 좁아진 상황에서 ‘대권행(行) 시간표’를 앞당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목소리만 높았을 뿐 실천력이 담보되지 않았던 당내 쇄신그룹 역시 재평가 받을 것으로 보인다.

초ㆍ재선 소장파 의원들은 당 쇄신을 위한 연합 결사체인 ‘새로운 한나라’(가칭)를 결성키로 했고, 향후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구체적인 쇄신방안을 제시, ‘반란’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들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시작으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도 도전, 당 인적 쇄신의 종지부를 찍는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젊은 대표론, 세대교체론 등이 실행에 옮겨질지 관심사다.

나아가 비주류로부터 ‘일격’을 당한 주류 측이 반격에 나설지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구심점 자체에 큰 타격을 받은 만큼 당 외곽에 위치한 이재오 장관이 당 복귀를 서두르며 진용 재정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주류들이 한ㆍ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문제,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문제, 개헌론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며 주도권 회복을 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남북 2국가론’ 당신의 생각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최근 ‘남북통일을 유보하고 2개 국가를 수용하자’는 내용의 ‘남북 2국가론’을 제안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반헌법적 발상이다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