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단 ‘日지진.방사능 우려’로 대화유도

北대표단 ‘日지진.방사능 우려’로 대화유도

입력 2011-03-29 00:00
수정 2011-03-2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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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부드러운 분위기로 회의 시작北 ‘당국대표’ 우회적 주장..南 민간협의 강조

백두산 화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29일 남북 전문가회의에서 북측은 일본 대지진과 이에 따른 방사능 오염 우려를 제기하며 회의를 시작했다.

이는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오염 문제를 매개로 백두산 화산 회의를 주도하려는 북측의 포석으로 해석된다.

북측 단장인 윤영근 화산연구소 부소장은 3월 말에 개성에 눈이 온 것을 언급하며 “기상천외한 현상”이라며 “기상현상도 잘 모르겠고, 지진 또한 잘 모르는 일”이라며 이번 회의 주제인 백두산 화산 협의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일본 대지진과 관련, “일본에서 지진이 있은 다음에 우리 지하수 관측공에서 물이 약 60㎝ 출렁거리고, 샘물에서 감탕(흙탕물)이 나오고 이런 현상이 많았다”며 일본 대지진이 북측에 미친 여파를 소개해 시선을 끌었다.

일본 대지진에 따른 방사능 오염 우려에 대해서도 “우리 측(북쪽)에 미칠 것 같아서 많이, 적극적으로 감시한다”며 남측의 피해 상황을 묻기도 했다.

윤 단장은 남측 대표인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에게 “이름이 낯이 익는다. 선생이 쓴 논문을 내가 읽어본 것 같다”며 “논문을 많이 쓰셨겠다”고 말했다.

남북 대표단은 이 같은 얘기를 실마리로 삼아 백두산 화산과 관련한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 협력사업 추진방안을 놓고 집중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이 백두산 현지답사와 백두산 등에 대한 기상장비 설치 등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기도 문산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남북 대표단은 대체로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시작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와 북측 윤 단장은 회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굳게 악수를 한 채 양쪽에 자리한 취재진을 향해 두 번씩이나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반갑습니다”를 언급하며 얼굴에는 옅은 미소를 띠었다.

정부는 이번 회의가 남북 민간 전문가회의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북측 윤 단장은 자신들이 당국 대표임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윤 단장은 북측 대표단을 소개하겠다며 자신을 화산연구소 부소장이자 지진국장을 겸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지진국은 북한 내각 기구이며, 화산연구소도 지진국 산하에 있는 것으로 우리 정부는 보고 있다.

조선신보 2006년 9월24일자 기사에는 “1996년 가을에 설립한 지진국내 화산연구소”로 언급돼 있다.

윤 단장은 나머지 대표인 장성렵 대표에 대해서는 화산연구소 실장, 주광일 대표는 조선지진화산협의회 위원으로 각각 소개했다.

이에 비해 우리 측은 당국 간 회담이 아닌 민간 전문가회의 성격을 강조했다.

유 수석대표를 포함해 김기영 강원대 지구물리학과 교수,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등 4명의 대표단은 모두 민간 전문가다.

특히 회의장 주변에는 민간 전문가회의 성격을 의식한 듯 회의 진행에 필요한 실무진을 제외하고 통일부 등 정부 당국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일반적인 남북 회담 시에는 남측 당국자들이 모두 왼쪽 가슴에 태극기 배지를 달지만, 이번 회의장 주변에서 목격된 실무진들은 진행요원이라는 표시 외에 별다른 의미를 담지 않은 파란색 배지를 달고 있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가 아니라 민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해서 전문가가 (회의에) 간 것”이라며 민간협의를 강조하는 한편 “ “백두산 화산을 공동연구하려면 기본전제가 실태에 대한 남북간 공유이며, 오늘은 백두산 실태에 대해 북한의 이야기를 듣는 게 주목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단장을 비롯한 3명의 대표단과 수행원 등 북측 일행 13명은 이날 오전 8시38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8시50분 남북출입사무소 1층 입경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계열의 양복차림의 이들은 입경장에 미리 나와 대기하던 유 수석대표를 비롯한 남측 민간 대표단 4명과 일일이 악수했다.

북측 대표단은 “이번 회의에 임하는 소감이 무엇이냐”는 남측 취재진의 질의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손사래를 치며 출입사무소 2층 회의장으로 향했다. 북측 대표단 일부의 손에는 서류 등이 든 것으로 보이는 여행가방과 프린터 등이 들려 있었다.”42년전 건강하던 형이 예비군 훈련을 받다가 갑자기 죽었어요. 억울하게 죽은 형의 한을 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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