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사·민정라인’에 또다른 사찰 직보 가능성

‘고용노사·민정라인’에 또다른 사찰 직보 가능성

입력 2010-12-08 00:00
수정 2010-12-08 01:1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드러난 ‘비선라인’

이인규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의 ‘청와대 출입 내역’은 의혹만 무성했던 ‘비선라인’의 실체를 가늠케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전 지원관은 2008년 7월 지원관실 출범 이후부터 총리실 내사로 사퇴한 지난 6월까지 청와대에 수시로 드나들며 다양한 인사들을 만났다. 지원관실의 공직기강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민정라인’ 외에도 업무와 무관한 ‘고용노사’ ‘정무’ 쪽 사람들까지 폭넓게 접촉했다.

●보고문건 작성 당일·전후 만나

이 전 지원관이 이들을 만난 시점은 사찰 결과에 대해 ‘BH 보고’ 문건이 작성된 당일이거나 전후였다.

이미지 확대
서울신문이 입수한 ‘청와대 출입 내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 전 지원관이 고용노사비서관실 소속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는 점이다.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 등 업무와 무관한 이들을 11차례 만났다. 청와대 밖에서의 만남까지 상정한다면 ‘회동 횟수’는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비서관은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가 불거진 초기부터 비선라인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 전 지원관과 같은 ‘영포라인’에다 노동부 인사라는 점이 주목을 받았고, 2008년 9월 지원관실 워크숍에도 참석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의 소환 조사도 받았다. 검찰은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며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민정라인’ 인사들은 공직기강 업무와 관련해 이 전 지원관과 주로 만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도 이 전 지원관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느냐.’에 따라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김종익 전 NS한마음 대표와 같은 민간인이나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 같은 정치인 사찰 등 공직기강과 무관한 내용에 대해서 지원관실과 보고채널을 형성했다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 전 대표 사찰과 관련해 ‘민정수석 보고용 문건’이 만들어졌다는 점<서울신문 2010년 10월 26일자 1, 8면>에 비춰보면 또 다른 불법 사찰 결과도 민정수석에게 ‘직보’됐을 개연성이 있다.

검찰이 압수수색 및 임의제출로 받은 지원관실 직원들의 내·외부망 컴퓨터 분석 보고서와 이 전 지원관의 청와대 출입 기록을 비교해 보면 ‘고용노사·민정’ 라인 인사들에게 또 다른 불법 사찰 결과를 보고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영운 내부망 컴퓨터 분석보고서’에는 ‘보고자료(9월 말~10월 초)/081001 민정수석보고용/다음(동자꽃)’ 파일이, ‘김기현 내부망 컴퓨터 분석 보고서’에는 ‘총리실/진행/남경필 관련 보고1.(2008.9.27.)’ ‘0920 BH보고(최종)’ 등의 파일명이 나온다. 이 전 지원관은 2008년 9월 22일과 10월 1일 청와대에서 고용노사비서관실의 최종석 행정관을 만났다. ‘진경락 외부망 컴퓨터 분석 보고서’에는 ‘I:/공직윤리지원관실 업무처리현황[200 9.10.19.BH보고]’라는 문건명이 나온다. 이 전 지원관은 2009년 10월 16일 청와대에서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당시 선임행정관)을, 같은 해 10월 25일에는 권재진 민정수석을 만났다.

●“제집 드나들듯 출입 자체가 문제”

이 전 지원관이 ‘제 집 드나들 듯’ 청와대에 수시로 출입했다는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지원관실 활동과 관련한 공식 보고 라인은 총리실 사무차장-총리실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전 지원관이 공식 보고 라인을 넘어 사찰 내용을 민정라인에 직보했다면 “지원관실이 청와대 별동대처럼 움직였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된다.

김승훈·강병철기자

hunnam@seoul.co.kr
2010-12-08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애도기간 중 연예인들의 SNS 활동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승객이 사망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1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습니다. 해당기간에 자신의 SNS에 근황사진 등을 올린 일부 연예인들이 애도기간에 맞지 않는 경솔한 행동이라고 대중의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애도기간에 이런 행동은 경솔하다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고 애도를 강요하는 것은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