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장관 상도동 예방···청문회 낙마에 “딱한 일”
이재오 특임장관은 2일 오전 취임 인사차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찾았다.이재오 특임장관이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아 김 전 대통령에게 특유의 90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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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는 최근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자와 일부 장관의 낙마사태를 거론,“내가 대통령을 할 때는 청문회라는 게 없었다.대통령이 임명하면 총리고 장관이고 그냥 하는 것이었다”면서 “이번에 보니까 여러 가지 딱한 일들이 있어서...”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아직도 임기의 반이나 남았으니까 지금부터가 아주 중요하다”며 현 정부가 새 마음 새 뜻으로 국정에 매진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이 장관은 “이 대통령께 오늘 인사드리러 가겠다고 하니까 안부를 좀 전해 달라고 하셨다”고 소개했다.YS와 이 장관은 곧 기자들을 물리치고 독대를 했으나 대화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져지 않았다.
앞서 YS는 “건강 좋으시죠.오늘도 아침에 4㎞를 걸으셨느냐”는 이 장관의 안부 인사에 “하루도 안 빠지고 걷는데 오늘은 태풍이 강하게 불어 나무가 넘어졌다.주변에서 제발 밖으로 나오지 말라해서 안나갔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오전 YS 예방에 이어 오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희호 여사,김장환 목사,이광선 목사를 잇따라 방문했다.
전 전 대통령은 연희동 자택 현관에서 이 장관을 맞이한 뒤 “총리 인준도 잘 안되는 상황에서 중요한 일을 맡으셨다.이 대통령에게 힘이 안되겠나”라고 덕담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임기가 2년 반 남았다.그동안 큰일 많이 하셨는데 앞으로 계속해서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큰일 많이 하실 수 있도록 특임장관께서 잘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이어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이희호 여사와 자리를 함께했다.
이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 계실 때 동교동 옛날 집에서 저에게 웅담을 주시면서 고문당한데 좋다고 하셨다”고 과거 ‘인연’을 회고했다.
이어 두 사람은 이 장관이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투옥됐던 당시의 일화들을 소재로 한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이 여사는 “요즘은 북한의 3~4살 아이들의 모자를 뜨개질로 뜨고 있다”며 “다음 주에 북한으로 가는 (대북 보건의료 지원단체인 유진벨재단의 회장인) 스티븐 린튼 박사 편에 보내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저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초청한 것을 아실 것”이라며 “이 대통령께도 알려 드렸다.그런데 시기가 갈 때가 못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 친필 서명을 한 뒤 이 장관과 김 차관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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