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α‘ 놓고 속좁게 보이지 말아야”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23일 상임위에서 부결된 세종시 수정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려는 한나라당 일각의 움직임에 대해 “당과 나라를 위해 백해무익하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이 전 의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무리하게 해봐야 여야간 불필요한 마찰이 생기는데, ‘국회가 난장판이고 여당은 완전히 분열된 당‘이라는 것은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려고 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의장은 본회의 부의를 규정한 국회법 87조에 대해 “해외파병 등 국제적으로 중요한 안건, 본회의 회부시 통과가 확실한데 상임위가 잘못해 부결됐을 때 등을 대비한 구제조항”이라며 “법 정신과 무리한 본회의 표결이 국회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폭넓게 검토해야지 무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 일각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이 야당 등의 반발에서 세종시 수정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강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대해 “박 의장은 머리가 좋은 분으로 절대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시간을 두고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전 의장은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 부결시 플러스 알파는 없다’고 밝힌 데 대해 “수정안이 통과되지 않아 서운하겠지만 속 좁게 보이지 말고 정부와 정치권 모두 말 그대로 행복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데 지혜를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나아가 그는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책임공방과 관련, “여당을 결속시키지 못한 대통령의 리더십 부족이 비판을 받아야 하고 수정안을 앞장서서 추진한 국무총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총리의 거취 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세종시 원안‘이라는 신의를 지키겠다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참다운 신의를 지키는 것은 국가에 대한 신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이 전 의장은 정치권의 세대교체 논란에 대해 “17대 국회 직전 국회가 급격하게 세대교체를 해 비리 정치인이 속출했고, 18대 국회가 이종격투기 국회가 된 점도 세대교체를 너무 빨리해서 그런 것”이라며 “민심을 잘 살피는 게 중요하지 나이만 바뀌었다고 되겠느냐”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그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우리팀이 이제 8강에 올라야 하는데 ‘국회 때문에 8강에 못올라갔다, 국회가 재를 뿌렸다’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서 순리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