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세종시 자중지란속 잇단 중재안 주목

與, 세종시 자중지란속 잇단 중재안 주목

입력 2010-01-18 00:00
수정 2010-01-1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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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명 비밀투표·부처 부분이전안 등 제기

 여권이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자중지란’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내부적으로 파국을 막기 위한 중재안이 속속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양대 계파인 한나라당내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이 각각 수정안과 원안 고수로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려 좀체 타협의 여지가 보이지 않자 중도파나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은 인사들을 중심으로 타협 필요성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 상태로는 해법을 찾을 수 없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이다.특히 양측이 ‘올 오어 낫싱’(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극한 대치를 거듭할 경우 당이 심각한 위기국면에 처하면서 6월 지방선거는 물론 정권 재창출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도 깔려 있다.

 친박계인 이계진 의원은 1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출구와 퇴로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하루 속히 소모적 갈등과 극한적 대립을 끝내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 국회 본회의 무기명 비밀투표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친이든 친박이든 의원 각자가 계파의 논리에서 벗어나 소신대로 투표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자는 취지다.

 앞서 범친이계인 홍준표 의원은 지난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무기명 투표로 당론화 과정을 거쳐 의원들이 승복한 뒤 충청이나 국민 여론을 동시에 설득해야 한다”며 무기명 투표를 통한 당론 결정을 제안했었다.

 본회의가 아닌 당론 수정 내지 결정 과정의 무기명 투표 제안이지만 의원들이 소신에 따라 결정한 뒤 그 결과에 승복하자는 측면에서 일맥상통한다.

 친박계 좌장격인 홍사덕 의원과 중도 소장파인 원희룡 의원은 앞서 부처 부분이전안을 제시했다.홍 의원은 5-6개 부처, 원 의원은 3개 부처 이전을 통해 양측간 타협을 촉구했다.

 부처를 한 곳도 옮길 수 없다는 친이와 ‘9부2처2청’을 전부 옮겨야 한다는 친박 사이의 절충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중재안이 쉽게 탄력을 받기는 힘든 상황이다.

 양측간 입장차가 너무 커 현재로선 중재안이 파고 들 여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실제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친이는 수정안 관철을 위해, 친박은 원안 사수를 위해 각각 여론전을 강화하고 나선 상태다.

 특히 친이는 독일 등 해외 수도분할 사례 탐방에 나섰던 ‘함께 내일로’ 소속 의원 20여명이 지난 주말 귀국한 것을 계기로 대국민 여론전을 조직화하는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함께 내일로는 20일 모임을 갖고 세종시 여론몰이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내 분란만 악화시킬수 있는 친박과의 공개 설전을 자제한 채 우호적 여론을 확산시키고, 이를 통해 친박을 우회 압박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친박은 향후 친이의 공세 강도를 봐가며 대응 수위를 결정키로 했다.

 아울러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에 대한 엄정한 비교를 통해 수정안의 내용이 사실상 원안에 대부분 포함돼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면서 여론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여권 관계자는 “당내에서 중재안과 타협안이 속속 나오고 있으나 전망이 그다지 밝지는 않다”면서 “이 문제 역시 여론이 어떻게 뒷받침해 주느냐에 따라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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