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과 같이 못해… 총리직 안 맡아”
유력한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됐던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가 30일 탈당을 전격 선언했다.심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설득이 통하지 않는 아집과 독선적 당 운영으로 당 지지율을 2%대에 머무르게 하는 이회창 총재와 당을 같이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심 대표의 총리 기용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다.
이와 관련, 심 대표는 “국무총리직 제의는 제 자신이 수락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총리직을 맡지 않을 것임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덧붙였다.
●靑 “총리후보 없던 일 됐다”
심 대표의 회견 직후 청와대는 “한때 심 대표를 유력한 후보로 검토했으나 없던 일이 됐다.”고 밝혔다. 이동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심 대표에게 (총리직을)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은 아니고 내부적으로 검토했던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한 분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연락을 드렸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유선진당은 심 대표의 탈당으로 국회 원내교섭 단체의 지위를 잃게 됐다. 현 여권의 ‘충청 연대론’에도 제동이 걸려 향후 정국과 내년 6월 지방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선진당 원내교섭자격 상실
심 대표는 회견에서 이 총재를 향해 “충청권을 지키고 이익을 대변한다고 하면서도 총재로 인해 당의 운영이 왜곡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총재의 입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 당의 현실을 보면서 자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총재가 자신의 총리직을 반대해온 데 대해 “대통령과 나를 당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공작 세력으로까지 매도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는 없었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심 대표는 “(이회창) 총재의 편협한 사고를 관철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구태에 더 이상 동조하거나 좌절하지 않겠다.”면서 “새 정치패러다임의 창조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지운 홍성규기자 jj@seoul.co.kr
2009-08-31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