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가 뭐기에… 중도·서민 논쟁 가열

떡볶이가 뭐기에… 중도·서민 논쟁 가열

입력 2009-06-29 00:00
수정 2009-06-29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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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가 정치권의 중도·서민지원 논쟁을 가열시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민생탐방길에 떡볶이를 사먹고, 이를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비판한 뒤부터다.

한나라당은 이 의원이 지난 26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악담을 했다고 비난했다. 일부 인터넷 매체를 통해 “이 의원이 ‘대통령이 간 그 떡볶이집은 망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해진 때문이다. 이에 이 의원은 “의총에서 한 말은 ‘떡볶이집 가지 마십시오. 손님 떨어집니다. (어린이집 가서) 아이들 들어올리지 마십시오. 애들 경기합니다.’였다. 한나라당이 ‘망할 것’이라는 표현으로 왜곡 선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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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안상수(왼쪽) 원내대표와 조윤선 대변인이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방송법 등 미디어관련법의 직권상정을 국회의장에게 요구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한나라당 안상수(왼쪽) 원내대표와 조윤선 대변인이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방송법 등 미디어관련법의 직권상정을 국회의장에게 요구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하지만 한나라당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28일 “이 의원의 말은 상상할 수 없는 악담이자 망언”이라며 “이 의원은 과거 방북할 때 명함에 ‘남조선 국회의원’이라고 적어 물의를 일으켰다.”며 전력까지 들먹였다.

윤상현 대변인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 밑에서 귀족 파업과 농성을 하며 말로만 서민 타령을 해 서민 가슴에 대못을 박는 사람들이 바로 민주당 의원들”이라면서 “막가파식 발언으로 서민들에게 못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이 의원은 “한나라당은 하지도 않은 말로 민주당과 서민을 이간질하지 말고 부자 위주의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면서 “이 대통령이 말하는 근원적 처방이라는 것은 이미지 관리일 뿐”이라고 폄하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이 빨간색 떡볶이, 노란 어묵, 하얀 뻥튀기로 서민인 척 위장해도 결국 서민은 안중에도 없는 ‘강부자 정권’임을 숨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이날 ‘떡볶이 논쟁’과 관련, 자신의 홈페이지에 ‘떡볶이 논쟁을 집어치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상대(민주당)의 완벽한 정치적 자살골에 대한 ‘자책골 응사’”라고 한나라당의 대응방식을 비판했다. 전 의원은 “상대가 완벽한 실책을 범했을 때는 정치적으로 건드리지 않는 게 수(手)이며 국민들은 (누가 잘못했는지)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떡볶이 발언으로 진짜 아픈 사람은 대통령도, 여야도 아닌 떡볶이집 주인과 그 아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서민정책 강화 움직임은 위장된 민생공약, 이미지 조작, 이벤트 정치”라며 연일 공세를 강화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민정책을 강조한 지 이틀 만에 가스·전기 요금을 대폭 인상하고 최저임금제를 삭감하겠다는 것이 현 정부 서민정책의 실체”라면서 “진정한 서민정책이 되려면 ‘서민 옥죄기’로 일관해온 ‘부자정권’의 국정방향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에서는 초선 의원 70여명이 관련 특위를 구성, 정책·입법 과제를 만들기로 하는 등 대통령의 서민행보에 따른 입법 지원이 뒤따르고 있다.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도 조만간 서민금융 지원에 초점을 맞춘 입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2009-06-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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