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목동 재래식국수공장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재래식 국수공장을 운영 중인 이분임씨가 60년 된 재래식 제면기를 이용해 국수를 뽑고 있다.
이광희, 이분임 부부가 건조된 면 앞에 서 있다.
물 반죽을 넣을 수 있는 설비에서 반죽이 만들어지고 있다. 국수는 이곳에서 시작된다.
마른 국수를 같은 길이로 자르기 위해 칼을 사용해 길이를 재고 있다. 오랜 세월이 빚어낸 그만의 노하우다.
알맞은 길이로 자른 국수를 신문지로 포장하고 있다. 포장의 마무리는 과거부터 써 오던 물풀을 이용한다.
잘라진 국수를 저울을 이용해 무게를 재고 있다. 저울도, 가위도 낡았지만 오랜 날것의 맛이 느껴진다.
단골손님들은 이 국수가 자연 바람으로 말린 까닭에 시중의 국수보다 차지고 맛이 더 좋다고 평가한다. 노부부는 “건강을 챙기셔야 한다”는 자녀들의 만류가 심해 한때 장사를 그만둘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단골손님들의 칭찬을 생각하며 아픈 몸을 이끌고 새벽부터 국수를 뽑는다고 한다.
국수 공장 한켠에 걸려 있는 판매 가격.
노부부는 “자녀들도 인수를 하지 않는다 하고, 인수할 사람도 없다”며 “우리가 국수를 뽑아 낼 수 있는 힘이 있을 때까지 계속 운영할 것”이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고소한 밀가루 반죽 향이 풍기는 면목동 골목길. 우리 시대 마지막 남은 60년 전통 재래식 국수공장엔 오늘도 노부부가 환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는다. 어른들에겐 어릴 적 추억을, 젊은 사람들에겐 ‘복고’ 국수공장의 아련한 체취를 선사하는 노부부에게 박수를 보낸다.
글 사진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2019-10-0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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